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 AFP)

손정의 회장은 역설적이다. 손 회장은 위험 회피성향이 강한 일본 출신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대담한 벤처 투자자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1000억 달러 규모 비전펀드 투자자금 중 극히 일부만 일본에 투자했다. 2016년 설정된 이 펀드는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한국, 영국, 미국 등의 창업 기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일본에 대한 투자에는 큰 관심이 없다.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로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미미하다.

손 회장은 규모를 더욱 키운 2000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 2호를 설립했다. 손 회장과 관련된 뉴스 대부분은 그가 어떻게 혼자 이 많은 돈을 운용하는지, 또는 잠재적인 유니콘 기업에 대한 손 회장의 과도한 투자 욕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손 회장의 이런 투자 방식이 새로운 테크 버블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손 회장은 ”미래에 투자하는 미친 인물“이 되려 한다. 그는 2016년 닛케이 아시아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 종자 단계에 있으나, 10년 또는 20년 후 결실을 보게 될 것들에 대한 냄새를 맡는 능력에서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수반하는 위험은 기꺼이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만심으로 비치기도 하는 그의 이런 자신감은 지난 2000년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이미 드러났다. 손 회장은 중국 항저우의 무명 영어 교사 마윈에게 2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이 투자로 손 회장은 2014년 알리바바가 상장됐을 때 500억 달러 이상을 벌었다. 이런 성공사례로 손 회장은 일본에서 워런 버핏과 같은 명성을 얻었다.

손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이런 성공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분야에 동시다발적으로 투자하는 그의 투자전략은 비전펀드의 리스크를 수십 가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손 회장은 카 셰어링과 반도체, 태양전지, 로봇, 전자상거래 창업 기업, 실내 농장, 인공위성, 투자은행, 공유 오피스 등 다방면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투자에도 나섰다.

비전펀드 2호가 온라인화하면서 2016년 이후 손 회장은 종전보다 더 많은 주주의 감시에 노출됐다. 이런 변화를 통해 손 회장의 집중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첫 비전펀드는 조화롭지 않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것처럼 보인다. 이제 손 회장이 이런 테크 분야를 부조화한 투자가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 보여줄 때가 됐다.

손 회장은 지난 2017년 테크 분야 투자에 대해 ”우리는 승리할 것이고 향후 300년간 성장할 것”이라며 ”사람들도 때가 되면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 회장이 앞으로 3년간 자신의 투자를 합리화할 수 없다면 소프트뱅크 주주들은 더욱 불확실성이 덜한 기업을 찾아 소프트뱅크를 떠날 것이다.

비전펀드 2의 투자자들은 비전펀드 1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더 까다로울 전망이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폭스콘, 스탠다드차터드, 일부 일본 은행들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투자자 구성으로 비전펀드 2호의 실적에 대한 손 회장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본 기업 투자?

일본으로서는 비전펀드 2호의 일본 기업 투자 여부가 중요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2년부터 일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대담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그가 약속한 규제 완화는 공격적인 통화 부양책의 뒷전으로 밀렸다.

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부진을 고려할 때 아베 정권은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는 스타트업 붐을 일으키고, 노동 시장을 현대화하는 한편,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때가 되었다.

손 회장이 이런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젊은 창업자들을 위해 경쟁의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고 경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토요타와 소니, 미츠이 등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일이다.

손 회장은 이달 초 일본이 AI 분야에서 중국과 인도, 심지어 동남아시아보다도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이 비전펀드 2호의 투자를 받을 방안에 대해 강조하며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은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집권 7년간 1980년대 스타일의 낙수효과에 의존하는 경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고 GDP도 성장했지만,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나 임금 상승을 유도하는 데 실패했다. 자산 가격 상승은 일본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지 못한다..

일본은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에서 39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2년의 20위에서 순위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베 정부의 세제도 신규 벤처기업보다는 대규모 수출 기업을 우대하고 있다.

손 회장과 그의 펀드가 일본에 투자할 창업 기업이 없다. 일본은 현재 유니콘 기업육성에 실패하고 있다. 반면에 개발도상국인 인도네시아는 일본의 2배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고 있다. 손 회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토코피디아(Tokopedia)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다. 아베 정부는 시급하게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손 회장의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비전펀드 2호 투자를 일부라도 받게 된다면 일본의 혁신이 앞당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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