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는 음료수, 간식, 영화, 책, 음악 중 어떤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악몽처럼 느껴져도 버티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12시간이 아니라 20시간 동안 이런 식으로 비행기를 타야 한다면 어떨까?
호주의 콴타스 항공(Qantas)이 그런 장거리 마라톤 비행을 준비 중이다. 콴타스 항공은 세계 최장 경로가 될 3종류의 초장거리 노선을 시험 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호주 동쪽 해안의 브리즈번, 시드니, 멜버른에서 런던과 뉴욕까지 보잉 787-9기 직항편을 운항하겠다는 것이다.
승객과 승무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선 호주 일류 대학 두 곳과 손을 잡았다. 이 두 대학은 승객들의 수면 패턴, 음식과 음료수 소비량, 조명, 신체 움직임, 기내 엔터테인먼트 등을 파악하는 임무를 맡는다.
장거리 여행이 인체 시계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시드니 대학 찰스퍼킨스센터(Charles Perkins Centre)는 약 40명의 승무원과 비행기에 웨어러블 기술 센서를 장착할 계획이다.
그는 “시차증(비행기를 이용한 장거리 여행 시 시차로 인한 피로)을 최소한도로 줄여주면서 편하고 즐거운 비행을 고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특히 고객들에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콴타스 항공은 이런 장거리 비행을 계획하면서 근 하루 동안 비행기 안에 있어야 하는 승객들에게 벙커, 침대, 심지어 체육관과 같은 편의 시설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그보다는 승객들에게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간 항공사 승무원들에게는 20시간이 긴 비행시간일 수 있지만, 미군 조종사들은 정기적으로 초장기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