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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내러티브’ 격전장이 된 홍콩

홍콩의 무질서에 대한 누구의 진단이 옳은 걸까? 미국일까, 중국일까? 아마도 두 나라의 진단을 합친 진단이 옳을지 모른다.
높은 부동산 가격과 공간 부족 문제로 인해 많은 홍콩 사람들이 사진처럼 좁은 아파트에 모여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쿼리 베이(Quarry Bay)의 아파트 (사진: AFP)
난 몇 달 동안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는 미국과 유사한 민주적 통치를 요구하는 더 거대한 시위로 바뀌었다.

 

시위 지도자와 후원자들은 워싱턴뿐만 아니라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미국 관리들을 만났고, 미국 국기를 흔들고 미국 국가를 부르는 시위대의 모습이 목격되었다.

그리고 미국이 한쪽에서는 민주주의인권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 중국은 시위가 색깔 혁명사회 불안 조성 운동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홍콩 시위는 마치 미국과 중국 간 새로운 내러티브(narrative·실제 또는 허구의 기술)의 격전장이 된 것 같다.

미국과 중국의 내러티브

내러티브는 추론을 도출할 수 있게 사건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국제전략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렌스 프리드먼(Lawrence Freedman)의 말처럼, 전략적 내러티브나 행위 주체자가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서 하는 이야기는 모두 국제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야기는 흔히 통합‘, ‘민주주의‘, ‘인권‘, ‘전 세계적 테러와의 전쟁‘, 자유질서와 같은 단어나 구절로 구체화되는데, 이들은 집단행동에 필요한 조직적인 틀 기능을 한다.

, 한 행위 주체자의 내러티브에는 그나 그녀가 무질서의 원인이라고 믿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이 이야기는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규정된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이러한 무질서 내지는 질병의 원인에 대한 오진이 있을 때 문제가 생간다. 잘못된 약, 즉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정책을 처방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질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은 홍콩 말고도 다른 곳에서도 서로 다른 내러티브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중동 지역을 향해 민주주의인권에 대한 내러티브를 주로 내놓고 있다. 이 내러티브는 비민주주의가 갈등과 무질서를 초래한다는 민주주의 평화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폭력적인 정권교체를 지역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중동에서 미국의 개입 이후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예멘 등 수많은 실패 국가들(failed states)’을 목격한 중국은 서구의 색깔 혁명처방을 질서보다는 무질서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질서 회복을 위해 개발이 있는 평화란 내러티브를 대안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일대일로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민주주의를 무질서의 해결책으로 간주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경제발전 증진을 질서 회복의 길로 본다. 그렇다면 어떤 내러티브가 홍콩이 겪는 무질서에 대한 올바른 진단일까?”란 질문을 던질 수 있겠다.

조화로운 정치냐 경제 발전이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두 가지 내러티브를 모두를 합친 것일지 모른다. 예를 들어, 중동에서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자유 선거와 정치적 표현으로 좁게 정의하면서, 테러리즘이나 빈곤 퇴치를 위한 장기적인 전략적 참여는 고려하지 않았다.

한편 중국의 불개입적(non-interference)’ 태도는 독재정권과 인프라 프로젝트에만 초점을 맞출 뿐 그들의 부패와 통치방식 문제를 다루지는 않는다.

따라서 미국의 지정학적 접근법이나 중국의 지리경제학적 접근법 중 어떤 것도 무질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단지 자유 선거나 GDP 성장을 위한 처방은 혼란이 재연되기 전까지 시간만 벌어주는 효과밖에 내지 못할 것이다.

뉴욕타임스722일자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주택 위기, 빈부 격차 확대, 생활 수준 하락이 홍콩 시위의 진정한 경제적 원인이다.

미친 부자 아시아인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홍콩에선 5명 중 1명 또는 140만 명 가까이가 빈곤선(poverty line·적절한 생활수준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소득 수준) 아래에서 살고 있다. 사실 이를 둘러싼 분노가 폭발하는 건 시간 문제였을 뿐이다.

중국의 내러티브와 사회적 반발을 줄이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장기 처방이 자국 내 부의 불균형을 시정하려고 하면서 썼던 것과 유사한 평화적이고 조화로운개발이라면, 아마도 빈곤과 빈부격차 축소를 위해 홍콩에도 이 원칙을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중국과 홍콩 정부는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 처방을 내리는 것뿐만 아니라 통치방식 개혁이란 정치적 처방도 함께 써야 할 것이다. 홍콩노동조합연합(Hong Kong Confederation of Trade Unions)의 리축얀(Lee Cheuk-yan) 사무총장이 주장한 대로 홍콩의 전체 체제는 기득권을 가진 엘리트들에 의해서 통제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다수의 사람들이 직접 선거제가 도입돼야 그들이 자신의 미래와 중요한 경제 문제에 대해 더 큰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리처드 왕 유에(Richard Wong Yue-chim) 홍콩대 정치경제학과 교수도 홍콩이 자본주의 사회지만 자본주의가 지나치게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어 정치적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내러티브의 경우, 홍콩 시위를 이용해 정권 교체에 대한 중국의 두려움을 자극하려고 하기보다는 부유한 엘리트들뿐만 아니라 젊은이들 및 우리와 관처럼 비좁은 공간 속에 갇혀 생활하는 140만 홍콩 사람들에게도 진정 민주주의와 인권이 존재하게 홍콩 정부가 통치방식을 개혁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내는 식으로 민주주의와 인권 진작을 위해 노력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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