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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은 세계 경제에 ‘끔찍한 징조’

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이 만났더라면 양국은 무역전쟁의 피해를 공동 극복하는 방안을 논의했을지 모른다.
6월 28일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디지털 경제 회담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측)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AFP)
난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개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사이에 성사되지 않은 회담이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의 회담이 언론으로부터 가장 큰 주목을 받았고, 아시아 1·2위 경제국 사이의 관계 회복을 신호하는 시 주석과 아베 총리의 짧은 만남도 미·일 정상회담 못지않게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한·일 정상회담 무산의 의미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것은 분명 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세계 경제에 끔찍한 징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무역 외치다 돌변한 아베 총리 

오사카에서 아베 총리는 보호무역주의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서 19개국 다른 정상들이 자유롭고, 공정하며, 차별이 없는 무역과 투자 환경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이틀 뒤, 그는 한국의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세 가지 품목에 대해 수출을 규제했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돌변은 오사카 선언을 조롱한 행위다. 설상가상, 그의 행동은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경제 상황이 점차 더 어두워질 수 있음을 상기시켜줬다.

무엇보다 한국의 대규모 개방 경제가 종종 전 세계 경제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국 경제는 규모와 상관없이 주요 경제국의 몇 달 뒤 상황을 예고해주는 경향이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조치로 한국 경제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무역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 한국 의존도가 높은 일본 수출기업도 큰 부담을 받을 것이다.

세계 경제 풍향계인 한국 경제의 어두워진 전망 
 
그런데 한국 경제 상황은 이미 좋지 않다. 그렇다는 사실은 3‘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발표를 통해서 확인됐다. 한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2.5%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보다 0.2%포인트 낮춘 수치다. 정부는 올해 연간 수출도 작년 대비로 마이너스(-) 0.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종전의 1.6%에서 0.9%로 낮췄다.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진 건 아니지만, 소비자물가 여건이 나빠지고 있음을 드러내준다.

·일 정상이 오사카에서 만났다면 두 정상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 극복 방안을 논의했을지 모른다. 상호 무역장벽을 낮추고, 통화 스와프 규모를 늘리고, 양국 합쳐 1.7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의 공동 활용 방안 등을 고민했을 수 있다. 또한 대북 정책 공조 논의를 했을지도 모른다.

아베 총리의 한국 수출 규제로 한국에서는 자동차에서부터 전자제품, 맥주, 화장품,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청와대의 조치를 요구하는 국민청원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다가 자칫 한·일 양국이 상호 보복을 이어가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양국의 무역전쟁은 아시아 경제에 피해를 주는 역풍이다.

아직 양국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칠 시간은 있다. 하지만 지난 10일 동안 일어난 일들을 봤을 때 양국의 협력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양국 관계가 나빠지면 세계 경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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