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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를 예상하는 세 가지 결정적 이유

무역전쟁은 이기기도 힘들고,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정박 중인 화물선 (사진: AFP)
중 무역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끝나기는커녕 오히려  더 격화되는 양상이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양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앞으로 더 큰 경제적 고통을 겪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

국제무역 전문가인 필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로 양국의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첫 번째: 중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 간 근본적인 의견 차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협상에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모든 증거가 그렇다는 걸 보여준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변화 동기나 가능성이 거의 없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이다. 즉, 미국은 어떤 경우에는 중국 정부가 경제에 지나치게 많이 개입했고, 또 어떤 경우에는 반대로 충분히 개입하지 않았다고 믿는다.

미국은 중국이 특정 기업과 산업에 지급한 막대한 보조금이 중국 경제가 최근 수십 년간 급속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데 일부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또 중국이 훨씬 더 투명하게 이런 식의 지원을 하면서, 동시에 보조금 액수 자체를 줄이기를 원한다.

미국은 반면에 중국이 외국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는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믿는다. 저작권 보호가 여전히 잘 안되고 있고, 미국 기업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조건으로 중국 기업에게 기술을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로 인해 미국 기업이 연간 수천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중국이 조만간 유의미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폐지하거나 지식재산권법 보호 수위를 높일 것 같지는 않다. 중국 경제가 현재 지난 20년래 가장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이상 중대한 정책적 변화가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인센티브가 마련된다면 중국은 장기적으로 이런 식의 경제 모델에서 벗어나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좀 더 공정한 경쟁의 장을 향해 나아가는 긴 길을 뚫기 위해서 단기 목표를 타협할 인내심을 갖고 있는지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

트럼프(우)나 시진핑 누구도 물러설 것 같지 않다. (사진: AP)

 

두 번째 : 미국이 채찍만 주고 당근은 안 줘서

미국은 지금까지 중국과 협상하면서 ‘당근’보다 ‘채찍’을 더 많이 써왔다.

무역전쟁 이전에도 중국기업들은 미국에 상품을 수출할 때 상당한 관세를 물어왔다. 일부 상품에 대해선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전부터 그렇게 해왔다. 결정적으로, 이번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그러한 관세가 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한 관세 중 다수가 ‘반덤핑 관세’다. ‘반덤핑 관세’는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수출된 제품으로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을 때 수입국에서 부당가격에 부과하는 관세를 말한다. 전반적으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해온 이 ‘반덤핑 관세’는 트럼프 정부가 지금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부과한 관세보다 2배 가까이 높다.

결국 중국 입장에선 이미 협상 불가능한 높은 관세를 내고 있으므로, 계속해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할 리 없다.

따라서 미국이 ‘반덤핑 관세’를 낮추는 등의 당근을 중국에 제공하지 않는 한 무역협상은 분명 계속해서 중단되거나 열리더라도 별로 성과가 없을 수 있다.

세 번째 : 고통이 클수록 얻는 게 줄어들 수 있어서

지금까지도 무역전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컸지만, 그 비용이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럴 경우 종전 가능성은 반대로 더 낮아질 것이다.

수천 개 중국 상품에 관세가 골고루 부과되고 있고, 또 어떤 경우  미국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다가 관세 비용을 대신 내줘서 미국 소비자들은 관세 부담을 크게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뉴욕연방준비은행, 컬럼비아 대학,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자들이 최근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무역전쟁으로 미국 소비자 1명당 매달 11달러(약 1만3,000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액수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는 지난 1월 수입산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할 때 미국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 계산 사례를 공개했다. 관세 부과 덕에 미국에서 약 1,8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나왔다. 미국이 의도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이 오르면 전체 미국 소비자들이 15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넘게 부담해야 했다. 다시 말해 일자리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81만5,000달러(약 9억7,000만원)나 된다는 뜻이다. 관세가 미국의 고용을 증가시키는 비싸고 비효율적인 방법임이 드러난 것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지금까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해온 관세를 체감하지 못했을 수 있지만, 5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인상한 관세의 영향은 지금까지와는 체감 수준이 다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향후 몇 개월 내에 다른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경제예측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에 따르면, 이로 인해 2020년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0.5%p 낮아지고, 3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관세 부담이 누적되고 시간이 지나면, 미국 정부는 그로 인해 치러야 할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더 큰 양보를 받아내야 한다는 압박을 더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양보를 받아내기 어려울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밝힌 대로, 무역전쟁은 이기기 쉽지 않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일치된 견해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지는 경우가 더 많다.

본 기사 내용은 Asia Times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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