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오늘날 중국은 중국만의 중국이 아니라 아시아의 중국이자 세계의 중국이다”라면서 “미래의 중국은 세계를 포용하기 위해서 지금보다 더 개방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 주석이 말한 ’포용‘ 대상에 세계적인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위키피디아가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of China)의 차단 목록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최근 중국 언론을 통해서 다시 확인됐다.
위키피디아 등 각종 위키 관련 사이트를 관리하는 비영리 재단인 위키미디아 재단(Wikimedia Foundation)은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에 보낸 성명을 통해 “위키미디아 재단은 4월 말에 위키피디아가 더 이상 중국에서 접속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내부 트래픽 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해본 결과, 현재 모든 언어의 위키피디아가 차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미 2004년부터 중국어판 위키피디아를 차단해오기는 했으나, 모든 언어로 차단 범위가 확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2018년 인터넷의 자유: 디지털 권위주의의 부활’이란 보고서의 저자 아드리안 샤바츠(Adrian Shahbaz)는 “중국은 2018년에 인터넷 자유를 가장 심하게 탄압한 국가였다“면서 ”중국 공산당은 사이버 공간을 ‘디스토피아적 황무지’로 만들고, 그곳의 차단 방법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사이버보안법(Cybersecurity Law)의 전면적 시행과 감시 기술 업그레이드 등 지난해 중국의 인터넷 통제가 극단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2016년 통과된 사이버보안법은 기업이 중국 내부에서 지켜야 할 보안과 프라이버시(개인정보보호)에 대해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관영 환구시보는 최근 논평에서 “절대적인 자유를 꿈꿨다간 누구도 자유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문제투성이인 미국식 인터넷 규제와 비교했을 때, 중국의 규제는 가치가 있음이 확인됐다”며 중국의 사이버 세계 통제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이러한 중국의 통제는 서양의 검색엔진과 소셜미디어 사이트들의 중국 진출을 가로막으며 중국 기술기업들이 번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중국의 4대 기술 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징동닷컴(JD.com)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바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아담 시걸(Adam Segal)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기술 및 국가안보 부문 전문가는 “중국이란 나라의 규모와 기술력을 감안해봤을 때 중국은 사이버 공간을 마음대로 다시 만들 수 있다“면서 ”그럴 경우 인터넷은 세계화되지도, 개방성을 띠지도 못하게 되고, 중국인들은 중국제 하드웨어에서 중국산 응용 프로그램만 실행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