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아이스톡)

중국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이 신식민주의적 부채의 함정이라는 언론 보도는 상당히 과장돼 있다.

향후 1주일 내에 중국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포럼이 열리는 가운데, 현재 유럽과 아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EU와 중국 간 정상회의 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제8차 16+1 회의의 의제는 유럽과 동유럽 문제에 집중됐다. 그리스가 새로 합류함에 따라 이 회의는 17+1이 됐다. 회의 결과 12개 유럽연합(EU) 회원국과 5개 발칸 반도 국가가 중국과 일대일로를 포함한 보다 포괄적인 경제협력에 나서게 됐다.

17+1 정상회의 후 발표된 공동성명은 양측이 윈-윈 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중국에 공정한 교역과 경쟁을 위한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한편 EU와 중국이 이달 열린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포괄적 투자협정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EU와 중국은 2020년 말까지 투자협정에 서명하기로 했다.

17+1 참가국은 무역과 관세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유럽연합과 긴밀하게 협조하는 한편 중국이 유럽연합의 분열과 지배에만 관심이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유럽연합과의 화해 무드 조성에 나선 중국은 이미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유럽 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은 우선 그리스와 크로아티아에 집중하는 한편 일대일로 사업 참여를 위한 MOU를 체결한 이탈리아에 대한 구애도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발트해 연안에서 지중해(특히 에스토니아에서 그리스)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새로운 무역로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발트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이 인터마리움(Intermarium)은 나토가 설정한 대러시아 방어선과 중첩된다.

지도를 보면 중국의 전략이 바로 드러난다. 유럽과 중국을 바다와 육지로 연결하는 교통망은 현재 중국 국유 해운기업 중국원양해운(COSCO)그룹이 운영하는 아테네 피레우스 항에서 베오그라드와 부다페스트 등을 경유 해 독일 함부르크까지 연결된다. 부다페스트는 유럽의 모든 지역으로 통하는 고속도로가 경유 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이탈리아의 바리와 지중해를 건너 몬테네그로의 바르와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루마니아의 티미소아라에 이르는 범유럽수송망(Pan-European corridor)도 있다. 그리스 피레우스 항은 현재 일대일로 사업의 물류 중심 기지다. 하지만 앞으로의 중요성은 발칸반도와 이를 넘어선 북유럽 지역과의 철도 연결 여부에 달려 있다. 중국의 플랜B는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와 제노아 항에 대한 투자다.

이런 무역로 개척 때문에 중유럽과 동유럽은 중국 수출품을 북유럽으로 운송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중유럽과 동유럽 투자 증가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는 유럽연합에 대한 수출 위축을 보완해 줄 수도 있다. 17+1의 교역량은 중국과 유럽연합 간 교역량의 10분의 1에 그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16+1 회원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9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유럽연합에 대한 투자는 지난 10년간 2800억 달러에 달한다.

서남아시아 일대일로 사업

서남아시아 지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제2차 포럼(China-Arab Forum on Reform and Development)이 이번 주에 상하이에서 열렸다.

중국은 이집트와 17개 아랍 국가와 일대일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포럼은 ‘일대일로, 개발과 번영의 공유’라는 주제로 열렸다. 지난해까지 중국과 일대일로 사업 관련 MOU를 체결한 나라는 21개국에 달한다.

이 중 12개국은 일대일로 사업뿐 아니라 중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다음 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도 참석한다.

아랍연맹의 카릴 타와디 사무차장은 중국이 아랍 국가의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라며 2017년 말 현재 교역 규모가 19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례다. 페르시아만의 무역상에 따르면 카타르 도하는 중국의 천연가스 수요의 40%에 달하는 양을 수출할 수 있다. 카타르는 또 중국의 상하이와 광저우로부터 들여오는 중국 제품의 수입을 늘릴 계획이다. 상하이와 광저우는 중국 해양 실크로드의 요충지다.

카타르는 지난 2014년 중국과 일대일로 사업 관련 MOU를 체결했고 AIIB(Asia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의 창립 회원국이기도 하다. 카타르는 또 중동뿐 아니라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사업 대상으로 하는 위안화 환전 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분석가 디미트리 오를로프는 현재의 지정학적, 지경학적(geopolical-geoeconomic) 상황을 인형속에 인형이 들어가 있는 러시아 전통인형 마트료시카에 비유했다. 미국은 부서진 외부 인형, 부서진 인형의 안에 나토가 있고, 나토라는 인형의 안에는 유럽연합이라는 또 다른 인형이 있는 형국이라는 얘기다.

필자는 지난 1990년대부터 유럽연합과 나토를 밀착 취재해 왔다. 유럽연합 외교관들에 따르면 최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1) 프랑스와 독일은 심각하게 나토를 대체할 유럽연합군 창설을 논의하고 있다. 2) 유럽에서는 모두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싫증을 내고 있다. 3) 중국과의 경제협력에서 윈-윈 할 방안을 찾는 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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