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횡보세를 보였으나,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ETF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H주 ETF FXI는 1.25% 상승했다.
특히 중국 금융주의 강세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중국 증시 강세가 단순히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에 따른 안도랠리(relief rally)가 아니라는 얘기다. 투자자들은 중국 리스크를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 중국의 구조개혁으로 중국 증시가 세계 최대 시장이 되고, 세계 최고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는 금융사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합의가 이행된다면 여러 중국 금융사가 M&A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주가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업종은 보험이다. 보험사가 중국 자본시장 발전에 따른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렇게 중국 증시는 무역분쟁보다 개혁과 자본시장 개방 확대 기대감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중국 증시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나 대만 증시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이유다.
도이치뱅크 보고서에 담긴 아래 차트를 보면 달러 기준으로 미국의 민간소비는 중국의 GDP와 유사한 규모다. 최근 지표가 시사하는 것처럼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면 세계 경제의 수요를 담당할 나라는 중국뿐이다.


뉴욕 증시는 5일 엇갈리는 지표 흐름을 놓고 관망세를 보였다. 지난 1개월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다른 지표와 달리 비제조업 전미구매관리자지수(PMI)가 깜짝 상승했다. 2월 비제조업 PMI지수는 69.7을 기록했다. 조사 대상자 중 59.7%가 사업 호전을 전망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1월 연방정부 셧다운 후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PMI지수가 다소 과장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PMI 구성지표도 엇갈리고 있다. 신규주문지수는 65.2로 급등했으나, 고용지수는 55로 하락했다. 신규주문과 고용지수는 보통 전체 PMI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두 지수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드문 일이다.
독일의 1월 소매판매도 예상을 깨고 3.3% 증가, 5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월 유럽 주요국 PMI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중 0%에 가까운 성장에 그쳤던 유럽 경제의 회복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독일의 소매판매가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난 1월에 반등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반등 폭이 매우 컸다. 하지만 유럽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는 시기상조다.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선호하는 독일 자동차나 스칸디나비아의 통신장비 제조업, 대규모 자본재 제조업 등의 업종은 유럽보다 중국의 수혜를 볼 업종이다. 하지만 유럽 경제가 회복된다면 폭스바겐이나 다임러, 지멘스, BASF, ASML 등의 업종은 더 큰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증시는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 10분 간격의 틱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에서 S&P500 지수의 변동성은 지난해 12월 시장이 무너졌을 때 45%를 보인 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10%까지 내려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