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싱글족 경제(singles economy)’가 뜨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늘어나는 싱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그들을 위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것.
현재 중국에선 이와 관련해 두 종류의 시장이 뜨고 있다. 소형 가전제품 시장과 혼밥족들을 위한 식당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차이나 데일리’지에 싱글족 경제의 특징을 디자인과 품질을 중시하는 젊은 싱글족들이 늘어나면서 특정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으로 진단했다. 일부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은 0.6리터의 물을 끓일 수 있는 전기포트와 지름이 20센티미터에 불과한 소형 전기밥솥처럼 싱글족용 제품들을 따로 모아놓고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우아하고, 귀엽고,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요리기구 제조회사인 슈퍼(Supor)에서 나온 미니 전기밥솥(1.6리터 용량)은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쇼핑 사이트인 티몰(Tmall)에서 불과 159위안(약 2만 7,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9월 한 달 동안만 이 밥솥은 6만 대 이상이 팔렸다.
크기는 작고 가격도 싸지만, 슈퍼의 전기밥솥은 죽과 수프 요리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차이나 데일리’는 싱글족들은 이런 전기밥솥이 자신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소형 세탁기와 건조기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불과 0.5제곱미터 이하의 공간만 차지하는 초소형 세탁기는 한 번에 다섯 벌 정도의 의상을 세탁할 수 있다.
중국 난징에 있는 둥난 대학(Southeast University)의 푸 젱닝 경제·경영학과 교수는 “소형 전자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는 건 싱글족 경제가 뜨고 있다는 뜻이다”라면서 “싱글족 수가 늘어나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싱글족은 집에서 요리를 해먹지 않을 때 음식을 주문해서 먹거나 외식하러 나간다. 이런 추세를 감안, 일부 식당들은 싱글족을 위한 메뉴와 싱글족이 편하게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소비자 평점 앱인 따중디엔핑(Dazhongdianping·大众点评)에서 ‘1인용 바비큐를 파는 곳’이나 ‘1인이 즐길 수 있는 맛집’을 찾아보면 베이징에서만 약 70곳의 식당 정보가 나온다. 모두 혼밥족이 편하고 안락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식당들이다. 이런 식당들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한편 기업들은 200밀리리터 크기의 작은 와인과 100그램짜리 쌀처럼 작게 포장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것은 1970년대와 80년대에 개발도상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저소득 가구의 구매력에 맞춰서 제품을 소량으로 작게 포장해서 팔았던 전략과 유사하다. 다만, 이번엔 소량 포장의 이유가 다르다. 컨설팅회사인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의 네일 왕 사장은 “혼자 산다고 해서 외롭게 산다는 건 아니다”라면서 “교육 수준이 높은 싱글족도 많고, 일부러 싱글로 살려는 사람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1인용 식품 덕분에 혼밥족들이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