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인 사하르 호다야리라는 여성은 작년 자신이 응원하는 이란 프로축구팀 에스테그랄 FC의 경기를 보려고 남성으로 위장해 축구장에 들어가려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2주 전에 법원 밖에서 분신한 뒤 테헤란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호다야리라는 에스테그랄 FC의 팀 깃발 색깔 때문에 ‘블루 걸(blue girl)’로도 불렸다.
그녀의 죽음은 온라인상에서 강한 분노를 일으켰고, 많은 유명인사와 사회활동가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란이 축구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막고, 축구팬들은 이란 축구팀 경기를 보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녀의 별명을 딴 ‘#Blue_girl’로 빠르게 퍼졌다.
국제사회의 입장 허용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1981년도부터 여성들의 축구장이나 기타 경기장 입장을 불허해왔다.
지난주 이란 여성가족부 차관은 사법부에 호디야리라의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사법부는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은 채 한 젊은 여성이 축구장에 입장하려다 체포된 후 기소됐다고만 밝혔다.
14일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호다야리라가 심문 도중에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받아들었으며,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재판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에게 어떤 형량도 선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호다야리라가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조작된 소문’이라며 일축했다.
한편 호다야리라의 죽음 후 축구 경기 관람 보이콧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어떤 명분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이란은 FIFA로부터 여성들이 2022년 월드컵 예선전을 볼 수 있게 허용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그러자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지난달 10월 10일 이란 국가대표팀의 홈 예선경기 때 여성 축구팬들의 축구장 입장이 허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의 성직자들은 “축구장의 남성적인 분위기와 노출 상태로 축구를 관람하는 남성들의 시선으로부터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란 정부가 여성들의 스포츠 경기 입장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