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높은 정밀도에 미국 국방부 분석가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쿠즈-1 크루즈 미사일의 통신 성능을 벗어난 먼 거리에서 어떻게 그렇게 정확한 타격이 가능했는지를 의아해했다.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도 비슷한 정밀도로 타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러려면 매우 정교한 지형 추적 및 목표물 대조(scene matching)가 가능한 전자 장치와 GPS가 요구된다. 미리 ‘목표’를 정해놓고, 토마호크의 컴퓨터 메모리에 프로그래밍시키고, 비행 경로도 사전에 설정해놓아야 한다. 따라서 쿠즈-1 미사일이 그렇게 정확하게 목표물을 가격할 수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한 아바빌 드론은 목표물을 대조할 수 없고, 이것을 원거리에서 통제하기도 힘들다.
물론 미국이 이번 사우디 정유시설 공격에 쓰인 쿠즈-1 미사일 분석을 끝내면 이와 관련한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란이 예전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정확도를 끌어올렸을 수 있다고 믿는다.
다시 말해, 잘 훈련된 요원들이 공격 대상이었던 사우디 정유시설 근처에 침투해 크루즈 미사일과 드론에서 전송된 영상을 통해 미사일(그리고 어쩌면 무인기까지도)의 최종 공격 단계를 유도했을 수 있다.
아바빌 드론은 다른 의문을 제기한다. 그것이 실제로 정유시설 공격에 쓰였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아바빌 드론의 탄두는 볼 베어링들로 채워진 고폭탄(high explosive·고성능 화약이 들어간 폭탄)이다. 접촉 시 폭발하면 타격이 상당했을 것이다. 반면, 쿠즈-1은 RPG처럼 관통형 탄두가 장착되어 있고, 폭발물은 장착되어 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확보된 위성사진에는 공격받은 정유시설에 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 불이 보이지 않을까? 아바빌 드론이 정유시설을 타격했다면 불이 보였어야 한다. 불이 보이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이란이 쿠즈-1을 이용해 정유시설에 구멍을 뚫어서 그런 것일 수 있다.
이란 입장에서 이런 식의 공격을 준비하려면 며칠이 아니라 몇 달이 걸렸을 것이다. 드론을 준비해서 밀반입했어야 했다. 또 이란과 이라크 국경으로 쿠즈-1 미사일을 이동해놓아야 했다. 공격 현장에 파견할 요원들을 훈련시키고, 사우디로 몰래 침투시켜야 했다. 이런 식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작전 준비는 이란이 상당한 작전 능력을 가졌음을 입증해준다.
이번 사태를 놓고 봤을 때 주로 미국의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사우디의 방공 시스템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해주기 어렵다. 패트리어트 시스템은 이번 공격을 전혀 차단하지 못했다.
이란의 이번 공격이 뜬금없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이란은 지난 5월 14일 이라크 남부에서 사우디 송유관을 공격한 적도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란의 공격에 대해 더 많은 준비를 해놓고 있어야 했다.
미국의 제재에 시달리는 이란은 미국에 굴욕감을 주려고 하고 있다. 앞으로 이란은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