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공항공사(Hong Kong Airport Authority)는 9월 초에 3개월 동안 이어진 시위와 혼란으로 여행 성수기인 8월에 홍콩 국제공항 이용객 수가 전년동월대비 12.4% 감소하며 6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8월에는 공항 터미널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계속되면서 항공 교통이 마비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8월 홍콩 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600만 명이 이용한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Guangzhou Baiyun International Airport)에 추월당했다.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Shenzhen Bao’an International Airport) 이용객 수도 전년동월대비로 9.2% 증가한 420만 명으로 집계됐다.
홍콩에 이웃한 광둥성에 있는 이 두 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홍콩 혼란이 시작되면서 눈에 띄게 늘어났다. 기업인들이 홍콩 파트너를 만나려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홍콩으로 가기보다 광저우와 선전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두 도시는 홍콩 국제공항 이용객을 끌어오기 위해 중국남방항공 등 국내 항공사에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홍콩이 향후 혼란 재발을 막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와 철도와 터미널에 시위진압 경찰을 배치해놓은 반면에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는 신공항과 터미널 테스트를 위해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을 파견 중이다.
4개의 활주로와 100만 제곱미터 규모의 터미널을 갖춘 베이징 다싱 공항(Daxing Airport)은 9월 30일 국경절 전날 문을 열 예정이다. 향후 3~5년 안에 2018년 때의 홍콩 국제공항에 버금가는 최대 7,000만 명까지로 이용객 수를 늘린다는 게 목표다.
상하이 역시 푸동 공항(Pudong Airport)에 세계 최대인 62만 2,000제곱미터 규모의 새로운 탑승홀을 마련했다. 푸동 공항과 홍차오 공항(Hongqiao Airport)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2018년 이 두 공항 이용객 수는 1억 1,760만 명에 달했다.
홍콩을 항공분야의 경쟁 도시로 생각하고 있는 베이징과 상하이가 이처럼 새로운 공항 시설을 마련하고, 공항 수용 능력을 확대하면서 홍콩 국제공항은 위기에 빠졌다. 케세이퍼시픽과 홍콩 항공 등 홍콩 항공사들은 이처럼 치열해지는 경쟁을 의식해서 홍콩 공항에 공항 주차료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