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800편의 인도 영화가 개봉됐으며, 볼리우드(Bollywood·뭄바이의 옛 지명인 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로도 불리는 인도의 영화산업은 12.2% 성장했다. 중국, 호주는 물론이고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많은 관객이 인도 영화를 보고 열광했다.
전통적으로 인도 영화의 주요 해외 시장은 북미, 영국, 걸프 지역에 있는 엄청난 수의 재외 인도인들이다. 이들은 샤룩 칸(Shah Rukh Khan) 등 유명 인도 배우를 보기 위해 종종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인도 영화는 특히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국제 인도영화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른 블랙 코미디 ‘블라인드 멜로다(원제 Andhadhun)’는 중국 영화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5,000만 달러(약 600억 원)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중국에 많은 열성팬을 거느리고 있는 인도 배우 아미르 칸(Aamir Khan)은 그곳에서 ‘남신(male god)’으로 통한다.
영화 제작자인 악세이 라티(Akshaye Rathi)는 재외 거주 인도인들 덕분에 인도 영화가 많은 유럽 국가에서 뿐만 아니라 캐나다,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 ‘크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인구가 무려 13억 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볼리우드는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볼 수 있다. 볼리우드가 올리는 수입은 2018년 1,745억 루피(약 2조 9,000억 원)에서 2021년 2,361억 루피(약 4조 원)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도 빠른 속도로 변신하고 있다. 범죄 스릴러물인 ‘라지(Raazi)’, 멜로 드라마인 ‘파드마바트(Padmaavat)’, 세대공감의 따뜻한 가족 코미디물인 ‘바드헤 호(Badhaai Ho)’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국제 인도영화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영화상 후보작에 올랐다는 사실은 이제 인도 영화가 상투적인 노래와 춤으로 가득한 영화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볼리우드의 성장에 매료된 기관투자와 새로운 인재가 유입되면서 인도에선 과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제작되며 관객층도 더 넓어지고, 더 젊어지고 있다.
몇 년 전에만 해도 영화업계에서는 넷플릭스 등 세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인도에 상륙하면서 인도인들의 영화 관람 방식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등장했지만, 그런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은 오히려 신작들의 개봉과 금융 지원에 필요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