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턴에선 장총으로 무장한 총격범이 1분도 안 돼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경찰이 마침 근처에 있어서 훨씬 더 많은 사상자가 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불과 몇 초 동안 총격범은 수십 명을 쓰러뜨렸다. 데이턴 술집 밖에 있던 앤토니 레이놀즈 씨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하는 걸 목격했다”라면서 “단순한 총격적 수준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총격범은 온통 검은색으로 차려입은 백인이었고, 얼굴은 복면을 했으며, 돌격용 자동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텍사스에서 용의자는 대량학살 직후 투항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패트릭 크루시어스(Patrick Crusius)라는 21세의 백인이다. 그는 텍사스의 ‘히스패닉 침공’을 비난하는 성명을 온라인에 올린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 성명은 총기난사 직전에 올린 것이다. 성명에는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두 곳에서 일어난 총기난사로 51명이 숨진 사건을 칭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텍사스 검찰은 사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밝혔고, 한 연방 관리는 수사관들이 엘파소 총격 사건을 국내 테러에 준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잇따른 총기참사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비롯한 관공서에 5일 동안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비영리단체(NGO)인 총기폭력물보관소(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위 두 사건은 올해 미국에서 일어난 250번째와 251번째 총기난사 사건이다. 총기폭력물보관소는 최소 4명의 사상자가 난 사건을 ‘총기난사’로 규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엘파소 총기난사 사건을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난했고, 일요일 오전에는 다시 트위터를 통해서 다시 엘파소와 데이턴의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주요 인권 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Southern Poverty Law Center)는 “트럼프 행정부와 그것이 퍼뜨리는 혐오스러운 언사가 우리가 어제 엘파소에서 목격했던 것과 같은 폭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척해 봤자, 그것은 기껏해야 무식한 행동이자, 최악의 경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이나 마약상이라고 부르며, 트럼프 집회에 참석한 군중들이 소말리아 태생의 한 여성 의원을 향해 “그녀를 (소말리아로) 되돌려보내라“라고 외쳤을 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엘파소 시장(공화당)은 “총기 난사범이 정신적 장애가 있다”면서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이 인종 문제와 결부되어 있지 않다는 듯한 인상을 주기 위해 애썼다. ABC 뉴스에 출연한 믹 멀베이니(Mick Mulvaney) 백악관 비서실장 역시 “두 사건 용의자가 모두 아픈 사람들이었다”면서 “어떤 정치인도 두 사건과 관련해 비난을 받으면 안 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현재 엘파소에 거주 중인 베토 오루크(Beto O’Rourk) 민주당 의원은 미국에서 대놓고 인종차별주의가 판을 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인종차별주의를 목격하고 있고, 그가 그것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그는 이민자들을 강간범이자 범죄자라고 부르면서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