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일류 기술기업들이 킬러 로봇(killer robot) 개발을 통해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덜란드의 NGO인 ‘팍스(Pax)’는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활동 중인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자율살상무기(lethal autonomous weapons) 대한 입장을 문의하는 조사를 실시한 후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팍스는 살인이 가능한 인공지능(AI)에 적용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AI 관련 군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AI 무기 분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는지 등 세 가지 기준을 갖고 조사를 실시한 후 12개국 50개 회사의 등급을 매겼다.
보고서의 제1 저자인 프랭크 슬리지퍼(Frank Slijper)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같은 회사들이 사람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살상 결정을 할 수 있는, 논란이 많은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AI를 사용해서 무기체계가 자율적으로 공격 목표를 선택하고 공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은 많은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런 무기체제가 국제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며, 화약과 원자폭탄에 이은 제3의 전쟁 혁명을 예고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조사에선 지난해 무기체계에 대한 AI 사용을 자제하는 지침을 발표한 구글이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 7개 기업과 함께 ‘최선의 관행’을 보이는 7대 기업에 포함됐다. 나머지 기업 중 22개사가 ‘중간 정도 우려 회사’로, 그리고 100억 달러 규모의 미군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계획 입찰에 참가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해 21개사가 ‘심각한 우려 회사’로 분류됐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후원으로 전투지역에서 병사가 실시하는 분석을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한 팰런티어(Palantir)도 ‘심각한 우려 회사’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