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는 6월 비농업 부문에서 22만4,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7만2,000개 증가한 5월은 물론이거니와 전문가들의 전망치(16만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6월 고용지표도 다른 경제지표들만큼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것은 미국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는 결코 아니다.
3개월 이동 평균을 살펴보면 현재 미국의 고용상황을 더 자세히 가늠해볼 수 있다. 고용통계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노동부가 발표하는 공식지표고, 다른 하나는 민간기관인 ADP가 발표하는 고용지표다. 노동부와 ADP의 월간 지표가 종종 아주 다르게 나올 때도 있지만, 두 지표의 3개월 이동 평균은 지난 몇 년 동안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보여줬다. 즉, 3개월 이동 평균은 고용 증가율이 오바마 시절만큼 낮게(약 +1.2% 정도) 떨어졌다는 걸 나타낸다.
6월 노동부의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이었지만, ADP의 동월 지표는 실망스러웠다. 공식 고용지표와 같은 날 발표된 ADP 전미고용보고서는 6월 민간부문 일자리가 시장의 전망치보다 훨씬 적은 10만2,000개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DP는 지난 4월에는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25만 4,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ADP는 6월까지 노동부가 집계하지 않은 채용까지 포함해서 집계했던 게 분명하다.
분야별 고용 증가율을 살펴보면, 미국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는 믿음이 더욱 강해진다.
레저, 건설, 소매, 제조 등 수요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 분야에선 지난 3개월 동안 사실상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았다. 특히 소매 부문의 경우, 일자리가 오히려 다소 줄었다. 다만, 경제 민감도가 가장 낮은 헬스케어와 교육 등의 분야에서나 일자리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뿐이다.
경제 전망 악화는 미국 증시에 부정적인 재료일 수밖에 없다. 앤드류 시츠(Andree Sheets) 모건스탠리 글로벌 전략가가 지난주 내놓은 미국 증시 부진 가능성에 대한 경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통화정책 완화의 긍정적인 측면이 성장 약화란 부정적인 측면에 의해 상쇄될까 걱정한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가 주식 시장에 관해 거듭 배운 교훈은, 완화 정책과 성장 약화가 충돌했을 때 후자가 투자 결과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완화 정책은 지표 개선이 동반됐을 때 가장 효과가 좋았다. 지난달 증시가 랠리를 펼쳤지만, 전 세계 무역과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계속해서 부진했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 기대감, 상품 가격, 장기채 수익률 모두가 성장 회복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갖지 못하게 막고 있다. 선진 20개국(G20) 회담이 끝난 뒤 우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우리는 성장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걸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