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우)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 AFP)

미중 양국이 무역 협상 재개에 나서기로 하면서 강 대 강 대립이 완화돼 시장의 투자심리에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인 갈등 해소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분쟁 재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도쿄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해 “적어도 당분간”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국가 안보에 중대한 문제가 없는 장비에 한해 미국 기업의 화웨이 제품 구매 방침도 피력했다. 중국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미국산 대두 54만톤을 구매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해외 투자은행 등의 반응을 정리한 29일자 보고서에서 “미중 간 강 대 강 대립국면이 완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근본적 갈등 해소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향후에도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상당함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금센터는 향후 협상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지식재산권 등 핵심적인 이슈를 둘러싼 이견이 재차 부각하고 비관세 장벽을 둘러싼 대립이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룸버그와 미중 기업협의회 등은 협상 재개로 미중 갈등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부진한 경제 심리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내셔널 FC 스톤(International FC Stone)은 중국이 3개월래 최대 규모의 미국산 대두 수입에 나서는 등 유화적 태도를 보이면서 갈등 완화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DBI 캐피탈은 당분간 신흥 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씨티은행 등은 기술과 안보, 패권 등을 둘러싼 미중 양국이 분쟁이 이어짐에 따라 긴장과 타협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불공정 무역 해결을 강조했으나, 시 주석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미중간 협력을 여러차례 언급하는 등 미중 양국의 이견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 주석이 평등한 협상을 강조하며 중국의 관점에서 굴욕적으로 보이는 양보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도 중국 정부가 기술혁신을 핵심 목표로 추진하고 미국이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대 루비니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휴전하더라도 구체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무역과 기술전쟁이 점진적으로 고조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분”이라며 중국의 입장에서도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경우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신중국 찹립 70주년, 천안문 사태 30주년 등을 맞아 중국 공산당은 지도부의 위상을 과시해야 한다며 무역협상에서 미국에 끌려다니는 모습이 지속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에서 시장개방과 수입 확대, 기업 환경 개선, 외투기업과 자국 기업의 평등한 대우, 국가 간 경제 협의체 논의 가속화 등에 대한 세부 실행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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