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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앵커 푸틴 향한 막말에 러시아-조지아 관계 삐걱

조지아 의회 건물 밖에 모여 기오르기 가하리아(Giorgi Gakharia) 내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대의 모습 (사진: AFP)
소련에 속했던 조지아(그루지아)의 TV 방송 진행자가 일요일 저녁 생방송 도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악취 나는 점령자’라고 하자,  양국  간 외교적 위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조지아 수도 티빌리시에서 몇 주 동안 폭력적인 반(反)러시아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즉각 자국과 조지아를 오가는 직항노선을 폐쇄하는 보복성 조치를 취했다.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이처럼 모욕적인 발언을 한  루스타비2 TV의 앵커 기오르기 가부니아(Giorgi Gabunia)이다. 그의 발언에 분노한 러시아 의회는 정부에게 조지아를 상대로 경제 제재에 돌입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지아 국민을 존경한다”는 이유로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러시아와 조지아 사이의 관계는 2008년 양국 전쟁 이후 가장 악화된 상태다. 2008년 전쟁은 그해 8월 7일, 조지아군이 분리 지역이자 친(親)러시아 성향이 강한 남오세티야의 수도인 츠힌발리에 진군하여 군사 작전을 하면서 본격화됐다. 러시아군이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남오세티야로 진격하면서 조지아군과 전투가 시작됐고, 러시아군은 상대가 되지 않던 조지아군을 단숨에 제압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러시아군은 조지아 전역에 대한 공습도 단행했다. 이 전쟁으로 수백 명이 숨지고 수만 명이 살 곳을 잃어버렸다. 이후 러시아는 조지아에 군사 기자를 설치했다.

 

2013년에 양국의 경제적 관계는 완전히 복원됐지만, 조지아에선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반감은 지난달 러시아의 한 의원이 조지아 의회를 방문했을 때 티빌리시에서 반러시아 시위가 일어나면서 표면화됐다. 이후 수천 명의 시위대가 의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면서 “러시아 점령자들은 (조지아를) 떠나라”라고 외치면서 ‘조기 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조기 선거’ 요구와 관련해 JAM뉴스의 편집자인 드미트리 아발리아니(Dimitri Avaliani)는 집권 여당인 조지안 드림’(Georgian Dream)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2012년 집권여당이 된 ‘조지안 드림’은 과도하게 친러시아적 태도를 보인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조지아 경찰이 고무 총알과 최루탄을 갖고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현재 야당은 기오르기 가하리아 내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조지아 야당 지지자들이 내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 AFP)

 

러시아가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조지아와의 직항노선을 폐쇄함으로써 조지아의 관광 산업이 받을 피해는 불가피해졌다. 매년 100만 명의 관광객이 조지아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러시아의 이번 결정으로 조지아는 자칫 수억 달러의 피해를 보게 될 수도 있다.

한편 루스타비2 TV는 가부니아의 행동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한편, 두 달 동안 그의 방송 출연을 금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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