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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외로움 달래주는 대만 벽화마을

노인만 남은 대만 시골마을이 벽화마을로 바뀌자 젊은이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피티 예술가인 우선셴 씨가 대만의 롄차오 마을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 AFP)
만 중심산맥의 안개 덮인 산기슭에 자리 잡은 롄차오 마을은 사실상 노인들만 사는 마을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예술가 우선셴 씨가 집 벽을 캔버스 삼아 그린 화사한 그림들이 인스타그램에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면서 마을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자가 만난 우씨는 붓을 베이지색 유화액 통에 담그면서 최신 작품에 조심스럽게 페인트를 덧씌우고 있었다. 그의 최신 작품은 전통적인 직물 모자를 쓴 농부들이 동물들을 돌보고 있는  활기찬 시골 풍경이다. 그의 뒤에선 지팡이를 든 한 마을 노인이 우가 그린 화려한 그림들로 도배되어 있는 큰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고 있었다.

 

우는 이 마을엔 노인들만 살아요라면서, 본인 아이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이주해서 마을엔 노인들만 외롭고 무기력하고 하루하루를 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그린 그림들이  사진 명소에서 셀카를 찍는 걸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마을로 불러 모으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우는 “제 그림들을 보러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오고 있어요. 여기 살고 있는 노인들은 더 이상 그렇게 지루하지 않게 살게 됐어요. 제가 그림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림을 통해 젊은이들을 끌어모으는 전략을 쓴 게 우씨 혼자만은 아니다.

현재 대만에는 젊은이들이 없는 시골 지역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예술작품으로 장식된 소위  ‘벽화마을’(graffiti village)이 약 6곳 정도가 있다.

많은 산업화된 장소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수십 년간 대만이 이룬 놀라운 경제 발전은 농촌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대규모 인구 변화도 야기했다.

이런 경제 발전 초창기에는 대만의 제조 공장이 대부분 마을에 그대로 머물렀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제조업 기반 상당수가 중국 본토로 이전하면서 대만에선 관련 일자리가 사라졌고, 그러면서 시골지역 공동화 현상이 벌어졌다.

현재 인구가 2,300만 명에 이르는 대만도 급속한 고령화에 시달리고 있다. 출산율도 크게 떨어져서, 지난해 신생아 수는 8년 만에 가장 적은 18만 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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