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2기’를 시작한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연방예산안에 재정 적자 축소를 위한 고소득자들 대상 증세와 귀금속에 대한 수입관세 인상 방안을 포함시킨 반면, 자동차에서부터 일상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인도 전 경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기둔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넣지 않은 게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증시 투자자들의 투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총선에서 모디 총리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이들 투자자들은 경기 회복을 도와주는 예산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런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증시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5일 이후 지금까지 6.59조 루피(약 112조 원)가 넘는 손해를 봤다. 봄바이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이 5일 151.35조 루피(약 2,600조 원)에서 22일 144.76조 루피(약 2,476조 원)로 쪼그라든 것이다. 최근 3거래일 동안에만 시가총액은 4.37조 루피(약 75조 원)가 줄어들었다.
현재 인도 정부는 연 소득 500만∼1,000만 루피(8,500만~1억 7,000만 원)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10% 할증하고, 1,000만 루피를 초과하는 소득에는 15%의 할증만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연간 2,000만∼5,000만 루피(약 3억 4,000만~8억 5,000만 원) 고소득자에게는 25%를 할증하고, 5,000만 루피를 초과하는 고소득자들에게는 37% 할증을 매기기로 했다. 한 마디로 슈퍼리치에 대한 세금을 올리는 조치였고,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로 이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7월에만 인도 증시에서 771.2억 루피(약 1조 3,100억 원)의 자금을 유출했다. 3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증시 투자를 줄이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시장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22일에는 투자자들이 안전한 투자처로 간주하던 민간은행들의 실적이 부진하게 나왔다. 시가총액 기준 인도 최대 은행인 HDFC은행은 분기 자산 건전성이 악화됐고, 개인 대출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발표했다. 반면에 은행의 부실채권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