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8일 대외여건 악화 등에 따른 경기둔화 흐름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1.50%로 25bp 인하하는 한편,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2%로 종전 전망치 2.5%에서 큰 폭으로 하향조정 했다. 이는 지난해 GDP 성장률 2.7%보다 0.5%p 낮은 수준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성장세와 물가상승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약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정부의 부동산 유동성 규제 등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할 경우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금융안정을 위한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 총째는 “한국, 일본 간의 교역 규모라든가 산업, 기업 간 연계성, 이런 것을 두루 감안해 보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현실화되고 또 경우에 따라 더 확대된다면 수출, 더 나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력에 대해 이 총재는 “한 번의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한국은행이 어느 정도의 정책 여력은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경우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이 선진국보다는 분명히 높을 수 있다”며 “이런 면에서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GDP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에 대해 이 총재는 “4월 경제전망 이후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제여건, 특히 대외여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0.7% 상승에 그치고 내년에는 1.3%로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1.5% 상승했다.
올해에는 수요측면의 물가 상승압력이 약화한 가운데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 등 공급 측면의 요인과 의료보험 보장성 확대 등 정책적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자물가나 낮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수지는 올해 590억 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수출 부진을 고려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당초 전망했던 665억 달러에서 하향 조정했다.
민간소비는 2.3%의 완만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와 소비심리 개선 지연 등으로 지난해의 2.8%보다 낮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는 IT 부문 업황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지난해의 2.2% 감소에 이어 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도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의 4.3% 감소에 이어 올해 3.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자 수는 올해 20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세가 지속할 전망이나 제조업과 건설업 업황 부진이 고용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한국은행은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했다. 2016-2020년간 잠재성장률은 2.7-2.8%로 종전 추정치 2.8-2.9%에서 하향조정됐다. 한은 조사국의 한 관계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져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