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kang's yard has switched its efforts from ship building to ship repair. Photo: Samkang

현재 중형급 선박 건조를 전문으로 하는 현대미포조선은 선박을 수리하는 수리 조선업체였다. 조선업 호황기에 현대미포조선이 조선소로 업종 전환에 나선 후 한국의 대형 선박은 수리를 위해 싱가포르 등 해외 수리 조선소로 향해야 했다.

송무석 삼강엠엔티와 삼강에스앤씨 회장은 지난 2017년말 법정관리에 있던 STX조선해양으로부터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해 삼강에스앤씨라는 수리 조선소를 설립했다. 고성 조선소는 길이 430m, 폭 800m 이상의 대형 도크가 설치된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였다.

송 회장은 Asia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몇 년 전 싱가포르에 갔을 때 한국 LNG선이 싱가포르까지 수리를 받으러 온 것을 봤다. 한국에 수리 조선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조건을 갖춘 야드가 있다면 한국에서 수리조선업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마침 법정관리에 있던 STX의 고성 야드가 매물로 나왔고 유암코의 도움을 받아 인수에 성공했다. 이곳에서 수리 조선을 하기로 결정하고 2017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삼강엠엔티는 선박에 사용되는 초대형 블록과 후판 강관, 해양구조물 등을 생산한다. 삼강에스앤씨는 선박 수리와 개조, 새 선박 건조, 부유식 해양 가스와 석유 생산 설비 생산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송 회장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국제해사기구(IMO)의 탈황저감장치 부착 의무화 조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선박에 탈황저감장치를 부착하려면 도크에 선박을 정박하고 1주일에서 10일 정도 수리를 받아야 한다. “탈황저감장치를 부착해야 하는 선박이 2-3만척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엄청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송 회장은 말했다.

한국 조선업체의 주요 경쟁자로 부상한 중국 업체들도 수리조선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예상된다. 허 회장은 중국에서도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문을 닫은 조선업체들이 많고 이런 업체들이 수리조선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탈황저감장치 설치에 우리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최단 기간 내에 고품질 서비스로 승부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현재 탈황저감장치 부착 수요가 설비보다 일시적이지만 훨씬 많다.”

그는 삼강의 처리 능력은 연간 40-50척 정도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와 이스라엘 선사로부터 올해 처리 물량 40여척을 수주했다. 내년에는 싱가포르 선사뿐 아니라 일본 선사, 한국 선사까지 발주가 수주가 이루어지고 있어 수주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허 회장은 전망했다.

“현재 탈황저감장치를 선주들이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도 저감장치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수리하는 배에 우리가 만든 장치를 사용하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송 회장은 수리 조선 업종에서 해외 업체에 비해 아직 처리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수리 조선소인 싱가포르 셈코프사는 동시에 40척의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데 우리는 5-6척 정도다.”

수리조선업은 비용 측면에서 재료비는 들지 않고 노무비만 들어가기 때문에 중소 조선사에 적합한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강에스앤씨는 최대 10만톤급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수리 조선업체다. 신영증권의 조선 담당 엄경아 애널리스트는 “삼강에스엔씨의 고성 야드는 10만 톤 규모의 플로팅 도크를 보유하고 있어 이론상 10만 톤급의 선박까지 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리엔트조선은 부산 야드에서 1-3만톤 규모의 선박을 수리한다. 광양 조선소는 더 큰 규모의 선박 수리가 가능하지만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매각후에도 수리 조선소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간 성동조선도 정부 주도로 수리 조선업으로의 업종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매각이 불발돼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다.

부산시도 부산 신항에 3만톤급 이상 선박 수리조선단지 조성에 나섰다. 부산시에 따르면 신항만 선박 수리조선단지는 65만4000㎡의 부지에 6000억 원을 투자해 조성한다. 정부의 적격성 심사가 완료되면 내년에 착공에 들어가 2024년 하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 수주 호조

삼강엠엔티는 1월 벨기에로부터 600억원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을 수주한 데 이어 이달 대만 해상풍력 발전 사업용 1200억원 규모의 하부구조물을 수주했다. 대만 서부 창화현에 건설되는 이 풍력 발전단지는 덴마크 외르스트사가 조성하고 있다.

송 회장은 “대만 풍력단지 조성 사업은 2030년까지 이어진다”며 “이 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유럽 업체가 맡고 있는데 유럽 개발업체들은 유럽산을 쓴다. 그런데 이번엔 대만에 발전단지가 조성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 눈을 돌리게 됐다. 중국과의 적대적인 관계 때문에 대만이 중국 제품을 쓰지 않는다는 점도 수주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강엠엔티가 해상풍력 발전기 하부구조물 완제품을 생산하는 유일한 한국 업체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하부구조물의 주요 구성품인 후육 강관을 생산하고 일부 업체는 하부구조물을 감싸는 자켓을 생산한다. 후육 강관은 두께 20mm 이상인 강판으로 만든 파이프로 해저 석유 시추 시설이나 대형 건축물에 사용된다.

삼강앰앤티가 제작하는 대형 후육 강관 (사진: 배포 자료)

송 회장은 “일본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같은 800억원 규모의 하부 구조물을 공급하기로 하고 LOI를 체결했다. 내년 2월에 계약을 체결할 것 같다”며 “우리 엔지니어가 일본에 가 엔지니어링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풍력발전사업 참여를 계기로 삼강엠엔티는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 제작업체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송 회장은 대만과 일본에 이어 유럽에서도 제작 의뢰가 들어오고 있으나 현재 생산능력으로는 2021년까지 수주를 할 수 없다며 “하부구조물에 들어가는 일부 부품 수주는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 해상 파워플랜트 바람이 불 것 같다. 우리나라도 신재생 에너지 장려 차원에서 해상풍력 발전이 곧 현실로 다가올 것 같다. 유럽 풍력발전소 건설 업체들은 아시아 업체와 접촉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구조물 운반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 업체들의 생산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자 우리에게까지 생산 의뢰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풍력 발전을 늘려가고 있으나 자체 제작으로 충당한다고 송 회장은 밝혔다.

중국의 추격…금융지원 필요

송 회장은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말했다.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한국 업체가 경쟁 우위에 있으나, 중국 조선사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 격차도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제일 못하는 게 LNG 운반선인데, 자국의 석유와 가스 수요가 많다. 리스크가 있어도 자국 선박은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중국 업체들도 기술을 빠르게 습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엄경아 애널리스트는 “국내 조선사와 중국 조선사 간의 주력 업종이 겹치지 않는다”며 “벌크선 같은 선박은 국내 업체가 이제 거의 만들지 않고 LNG 운반선 등은 국내 업체들이 아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 조선사들은 강판을 얇게 쓰면서도 선체는 견고하게 제작하는 능력에서 앞선다. 선박을 이렇게 건조하면 연비 등에서 강점이 많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주52시간 근무제 등 정부의 노동정책도 조선 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주52시간 근무제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금환급보증(RG) 지원 등 금융지원도 필요하다며 RG 지원이 안돼 수주를 못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 여파가 가시지 않은 조선업종은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기관들이 금융지원을 꺼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조선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도 사업을 키우는 이유를 묻자 송 회장은 “규모를 더 키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울 때는 디테일하게 움직여야 한다. 한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