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 교역 위축으로 6월 수출도 감소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은 103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6% 감소했고 수입은 125억 달러로 10.8% 감소했다.

수출 실적은 월말로 가면서 점차 좋아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최근에는 활력이 떨어져 이런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MF에 따르면 세계 교역량 증가율이 지난해 4분기부터 급격히 둔화해 올해 1월에는 0.4% 감소했다. 세계 경기가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까지 발발하면서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Asia Times와의 전화 통화에서 “6월에도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수출 감소율이 1-10일간 감소율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6월 수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얼마나 감소할지는 20일이 지나야 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미중 무역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지 않는 한 하반기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 하반기 반도체 가격 회복을 전망했던 전문가들의 자신감도 점차 약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외에 딱히 반전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 없다.

정부는 수출 부진에도 2분기 GDP가 급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1분기 마이너스 0.4%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1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정부 지출 기여도가 2분기에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2분기 1% 이상 성장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2분기 GDP가 큰 폭으로 반등해도 경기가 뚜렷하게 나아진다는 뜻은 아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2.6-2.7 성장은 물론 한국은행이 전망한 2.5% 달성도 어려워 정부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연간 2.5% 성장을 달성하려면 올해 2분기는 물론 3분기와 4분기에도 1%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상황에서 향후 대외 여건에 따른 경제 하방 위험이 장기화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수석 발언의 요지는 대외 여건이 악화한 만큼 성장률 전망치를 재점검하고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 대응에 나서겠다는 내용이었다.

유연해진 이주열 총재

연초보다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소지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후 나온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놓고 보면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는 발언과 대조되면서 이 총재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말 그대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발언이라는 반박도 있다.

하지만 통화정책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 총재가 조금씩 비둘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전 세계적으로 통화정책 기조가 변하고 있고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가장 큰 희생자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당연한 변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한은은 연준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를 인하한다면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내리고 난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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