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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공격적으로 변할 시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더 강력하고 공격적인 정책을 써야 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 AFP)
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10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인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을 위한 모멘텀이 사라진다면 당연히 일본은행은 정책을 변경함으로써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마이너스(-)0.1%인 기준금리 추가 인하, 현행 0% 수준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 하향 조정, 본원통화 확대, 자산 매입 확대라는 네 가지 정책 옵션 동원 가능성을 밝혔다.

19~20일 양일간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본은행이 구로다 총재가 언급한 이 네 가지 옵션 중 어떤 것을 쓸지 시장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 경제는 분명 모멘텀을 잃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구로다 총재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라는 압박을 점점 더 강하게 받고 있다.

그렇지만 총재가 검토 중인 위 네 가지 옵션 중에 어떤 것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 일본 경제가 해결해야 할 도전들을 확실히 해결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네 가지 옵션을 모두 동원한다면 어떨까? 필자는 그것이 실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일본 경제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덧붙여, 필자가 제안하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방법을 쓰는 것도 경제를 살리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새로운 정책 옵션을 써라

먼저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다른 거로 바꿔야 한다. 2013년 일본이 2%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정했을 때 시장에선 디플레이션 극복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이후 5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강력한 통화완화정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은 목표의 절반 부근을 맴돌고 있을 뿐이다. 일본 국민은 여전히 ‘디플레이션 심리’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데 물가 하락 압력을 높이는 원인이 유동성 공급 부족이 아니라 향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라는 게 문제다. 그렇다면 물가 대신 임금 같은 다른 걸 목표치로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3월에 일본의 실질 임금은 전년대비로 근 4년 만에 최대폭인 2.5% 하락했다. 일본 경제가 무역전쟁 직전까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로 긴 팽창을 구가했지만, 기업들은 임금 인상에 소극적이었다. 일본 기업들은 기록적인 이익을 노동자들과 나눌 자신감이 부족하다.

이런 문제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약속했던 경제의 선순환을 방해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평균임금은 인플레이션 조정 후 0.2% 상승에 그쳤다. 일본은 더 큰 효과를 내기 위해서 2% 물가상승률 목표를 버리고 2% 실질 임금 상승률 목표를 채택해야 한다. 아니면 2018년 4.9조 달러로 쪼그라든 국내총생산(GDP) 규모 확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구로다 총재가 일본은행의 수장 자리에 올랐던 2013년에는 일본의 GDP가 5.2조 달러로 2018년 때보다 더 컸다.

두 번째로 구로다 총재가 아베 경제팀을 움직여야 한다. 아베 총리가 약속했던 대규모 규제 완화 조치는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구로다 총재는 연설과 인터뷰 등을 통해서 일본은행의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정부가 고용시장을 완화하고, 스타트업 관련 규제를 풀고, 감세 조치를 취해줘야 한다고 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총재는 올해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 계획을 철폐해달라는 요구부터 해야 한다. 2014년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올랐을 때 일본 경제는 침체로 방향을 틀었다.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을 소비세율이 다시 10%로 올라간다면 일본 경제는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

끝으로, 구로다 총재는 기존에 쓰지 않았던 ‘창의적인’ 방법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정책 실험에 뛰어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은행 재무제표 부담을 경감시켜주기 위해서 대규모 은행채를 매수해준다거나, 지방채를 사주거나, 공격적으로 대출해주는 새로운 대출 기구를 만들거나, 가구에 현금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방법 등을 시도해볼 수 있다.

일본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구로다 총재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윌리엄 페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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