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과 모바일 기술과 같은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미·중 무역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작년 전 세계 FDI는 13% 감소한 1조 3,000억달러(약 1,542조원)로 집계됐다.
그러나 일본 등 부국을 제외한 아시아 개도국 지역으로 유입된 FDI는 4% 증가한 5,12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FDI의 39%에 해당하는 액수다.
작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으로 유입된 FDI는 1,49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절반가량이 싱가포르로 들어왔다. 싱가포르로 유입된 FDI는 아프리카 모든 국가의 FDI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이웃 국가인 인도(420억달러)와 인도네시아(220억달러)와 비교해서도 몇 배가 더 많았다.
작년 47개 후진국으로 유입된 FDI는 전 세계 FDI의 1.8%인 240억달러에 불과했다. 그것도 이 중 절반 정도는 방글라데시, 콜롬비아, 미얀마 3개국에 집중됐다. 이 3개국에는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의류와 신발을 만들어 서양 시장에 수출하는 제조업체들이 번창하고 있다.
무역전쟁 초기에는 대중 관세 부과 여파로 중국을 떠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설비시설을 옮기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들 국가로 투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란 추측이 무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 트위터에 “많은 기업이 관세를 피해 중국을 떠나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이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 중국을 떠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생산시설이 대거 이동하는 모습은 목격되지 않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으로) 신흥 아시아에 대한 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그런 일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