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부과 발언의 여파로 급락한 중국 증시. (사진: AFP)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히고,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국의 협상 보이콧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미중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관세 부과 의사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금융시장에 미친 파장이 더욱 컸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미국 무역협상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10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미중 무역협상은 계속될 것이며 9-10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무역협상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국제금융센터는 6일자 보고서에서 향후 미중 무역협상 전개는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미중 양측의 입장이 불확실해 현재로서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세 가지 시나리오

국금센터가 밝힌 시나리오 중 낙관적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인상 발언이 협상 막바지에 중국을 압박해 미국의 입장을 최대한 관철하려는 포석이라는 내용이다. 따라서 막판 중국의 양보로 추가적인 관세 인상 없이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얘기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이 이런 관측을 내놓았다.

중립적 시나리오는 미중 갈등이 커질 수 있으나 현재 진행중인 협상의 틀이 유지되는 가운데 몇 주간 타결이 연기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관세 인상이 단행될 수 있으나,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비관적 시나리오는 미국이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대미 관세 부과 등 강경책으로 맞대하면서 무역협상이 중단되고 지난해와 같은 분쟁이 지속한다는 시나리오다. AMP캐피탈은 향후 중국이 더 이상 협상에 참여하지 않고 강경 노선으로 선회하면 중국 뿐 아니라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테이트스톤 웰스(StateStone Weaith LLC)는 트럼프의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국이 미국의 협상 태도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니치(Greenwich)는 이번 주로 예정된 중국 협상팀의 방미 계획이 취소되면 파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 애셋매니지먼트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부과 발언의 파장이 클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은 미국의 협상 전술에 불만이 생기면 협상 테이블을 떠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환구시보는 이번 주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팀이 워싱턴을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관세를 인상할지, 협상은 재개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금센터는 “향후 미중 무역협상이 비관적으로 전개되면서 장기화할 경우 중국 주가의 큰 폭 되돌림 등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미중 양측의 유화적 양보로 단기간 내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강경한 스탠스로 돌아선 가운데 “중국 측의 상당한 양보가 없다면 이를 철회하기 쉽지 않아 일시적으로라도 추가 관세 부과가 진행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얘기다.

국금센터는 주요 분석기관들이 협상 타결이 지연되거나 분쟁이 재현될 경우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것은 물론 한국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증시는 올해 7.6% 상승해 다른 신흥국에 비해 낮은 상승률을 보였으나 미중 무역협상이 차질을 빚게 되면 중국 경제와의 연관성, 세계 경기와 교역 둔화 등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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