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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 그리고 ‘노딜의 기술’

미중 무역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협상 타결이 시급한 건 시진핑 주석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백악관에서 열린 류호 중국 총리와의 무역협상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AFP)
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 무역거래를 바로잡겠다는 선거공약을 내세우며 당선됐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백악관에서 자신의 뛰어난 사업 감각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발휘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이익이 될 대형 거래를 협상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그리고는 한국, 일본, 중국처럼 대미 무역흑자가 큰 나라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다행히 필자의 나라 싱가포르는 대규모 대미 무역적자를 냈다. 따라서 싱가포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피하면서 치명적인 피해를 받을 관세 대상국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벌인 무역전쟁은 전 세계 시장을 불안에 빠뜨렸다. 또한 그것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무역체제는 2차대전 종전 후 미국이 세웠다.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은행 등의 기관을 세워 전 세계에 이익을 준 규칙 기반의 무역체제를 육성하는 데 기여했다.

현재 세계 무역체제는 전례가 없는 공격을 받고 있다. 공격이 계속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무역협상 타결, 트럼프가 더 서둘러야 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등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이 그가 협상 타결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말하지만, 필자가 봤을 때 사실은 그와 정반대다.

내년 재선 출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겐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과 협상을 타결 짓겠다는 그의 도박이 2월 하노이에서 실패로 끝나면서 자칭 ‘협상의 달인’ 이미지에 큰 오점을 남겼다. 그는 또 현재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의회 소환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법적-정치적 문제가 가중되면서 궁지에 몰린 이상 그에겐 아무런 소득이 없는 중국과의 무역전쟁 종전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양보안을 들고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압박하기 위해 관세율을 인상했지만, 중국과의 무역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이 그가 원하는 만큼 양보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은 1990년대에 일본이 미국과 체결한 협정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로 인해 일본은 오랫동안 경기둔화에 빠져들었다. 그 시기를 우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부르고 있다.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기 어려울 수도

중국이 멍청하지 않은 이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류허 부총리가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에 있는 동안 관세율을 인상한 건 트럼프 대통령의 실책이다. 그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한 ‘비열한 플레이’로 간주될 것이다. 시 주석이 친서를 보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을 올렸다. 시 주석 입장에서는 무역전쟁을 마무리 짓기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갔던 중국 관리들이 빈손으로 귀국하는 것을 지켜본다는 건 상당한 체면 손상이다.

시 주석은 국민 앞에서 나약해 보일 수 없다. 그는 수백만 명의 중국 네티즌이 VPN을 통해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피해서 외부 세계 정보에 접근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많은 평범한 중국인마저 무역전쟁의 최근 전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이상 미국과의 협상 결과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한다면 그것은 시 주석에게는 정치적 자살을 의미하는 게 될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요구를 중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산업의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중단과 유전자 조작 미국 작물에 대한 승인 절차 간소화 등과 같은 미국의 몇몇 요구는 중국 공산당의 경제 통제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간주된다.

불리한 건 시진핑이 아닌 트럼프

시 주석에겐 장기전을 통해 미국의 공격을 이겨낼 만한 충분한 여력이 있다. 그리고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 폐쇄를 초래한,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확보를 위한 민주당 압박 시도의 실패 등 과거 협상 결과를 지켜본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무역전쟁 장기화로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데 큰 도움을 받은 경협주에서의 기반이 약화됐다. 미국 유권자들이 입는 피해가 너무 커져 미국 정치권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중국 전략을 바꾸라고 압력을 가할 시기가 도래할 것이다.

시 주석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양보하지만 않으면 된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테이블로 나와 요구 수위를 낮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그가 ‘노딜의 기술'(art of no deal)을 가진 사람임을 드러내는 건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 본 기사 내용은 Asia Times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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