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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대중국 관세 인상 압박은 탄핵 분위기 반전용 카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가해지는 탄핵 압박을 피하기 위한 분위기 반전 목적으로 대중국 관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AFP)
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수사 보고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움직임이 강해지자 그에 비례해서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한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마치 베네수엘라, 이란, 중국 등 해외 국가를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분풀이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현지시간)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폭기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이 계속돼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 행정부는 7일 추가 제재와 군 병원선 배치 등을 거론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퇴진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강한 압박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압박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지난 12개월간 중국과 벌인 무역전쟁이 끝날 거라는 기대감 속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선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들은 다시 증시 등 위험자산이 상승 모멘텀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새로운 타깃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0일부터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재의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중국이 우리에게 보내는 3,250억 달러의 추가 상품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지만, 25%가 부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협상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중국을 상대로 이처럼 강경한 태도로 돌변한 이유는 자신에 대한 탄핵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불리한 상황에 빠졌을 때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처럼 중국을 물고 늘어지는 전략을 오랫동안 사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전략을 통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무역전쟁을 자신의 지지자들을 표를 결집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한편, 일본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고, 아시아 국가들에게 누가 보스인지를 재확인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관세 압박 충격으로 시장은 동요하고 있다. 작년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위험 기피 투자 성향이 되살아났다. 현재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공세를 얼마나 취할지 알 수 없다.

일본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일본 야당들은 아베 총리가 일본의 무역 방어 태세를 너무 많이 낮췄다고 불평하고 있다. 이들은 또 아베 총리가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공격 수위를 높였다는 건, 그가 국제 무대에서 승리하기 위해 더 강하게 나올 의사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해 왔다. 그들은 인디애나, 캔자스, 켄터키, 미시시피,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주들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는 전략을 쓸 수 있지만, 미일 무역협상 갈등이 커지면 그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지도 모른다. 그는 1980년대 자동차가 미국과 아시아 무역의 중심에 있던 시절 사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다. 그런데 그의 세계관은 바로 그 35년 전, 즉 미국이 환율과 관세 조정만으로도 부유하게 될 수 있었던 때에 여전히 갇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소비자들이 관세 수준보다 품질을 보고 자동차를 구입한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 미국산 자동차는 그들의 품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회사들에게 연비가 좋은 자동차를 만들라고 요구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절박한 처지에 내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 보고서 부담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목적수단을 정당화시킨다고 여길지 모른다.

그가 정말로 수입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 중국, 일본 경제는 큰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 태국과 인도 등 자동차 산업 관련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로 인한 여파는 널리 느껴질 것이다. 4월 해외 포트폴리오 운용사들로부터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순유입된 자금은 9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것은 희망적인 신호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수류탄을 던지면 모든 희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둘러싼 채무 우려가 곧 다시 커질 수도 있다. 중국의 채무 우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미국도 그로 인한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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