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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배우 정소추, 증시와의 끈질긴 악연 끝낼까

드라마 싸이코 디텍티브 2에서 열연하는 정소추. (사진: ViuTV 제공)

20여 년 전부터 홍콩 증시 투자자들 사이에선 ‘아담 쳉 효과’(Adam Cheng effect)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배우 정소추(72세)(사진: ViuTV)가 TV 드라마에 출연할 때마다 주식시장이 하락한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아담 쳉은 정소추의 영어 이름이다.

정소추가 1992년 드라마 ‘남자의 탐욕’(Greed of Man)에서 공매도로 성공했다가 결국에는 망한 증권 중개인 역을 맡은 이후부터 그가 드라마에 출연하면 홍콩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항셍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CLSA증권은 이런 현상을 ‘아담 쳉 효과’라고 불렀다. 이 증권사는 정소추가 TV 드라마에 등장하는 1~2개월 동안 항셍지수가 0.1~25% 떨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런데 이 효과가 정말로 맞는지 다시 검증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최근 정소추가 출연한 새 연작 드라마 ‘사이코 형사2’의 방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에선 이번에도 4개월 동안 이어진 항셍지수의 상승세가 끝날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소추는 새 드라마에서 마오 신도역을 맡았다.

올해 들어 홍콩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홍콩의 퇴직 연금인 MPF(Mandatory Provident Fund)의 컨설팅 회사인 게인 마일(Gain Mile)에 따르면 증시 상승 덕에 MPF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9.8%나 됐다. 올해 1인당 MPF 평균 수익금은 2,663홍콩달러(약 40만원)에 달했다.

“5월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이 ‘아담 쳉 효과’에 일조할 수도 있다. 이 말은 11월에 주식을 사서 5월에 팔면 수익률이 제일 높다고 해서 생겼다. 다만 지난해에는 정소추가 드라마 ‘장야’(Ever Night)에 출연했는데도 ‘아담 쳉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정소추는 ‘장야’에서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마법사 간달프처럼 분장한 부자(夫子)로 출연했다.

정소추(좌측)는 드라마 ‘장야’에서 간달프(우측)처럼 분장하고 나온다. (사진: 웨이보, 위키피디아)

일부 주식 전문가들은 이제 ‘아담 쳉 효과’가 상당히 약해졌다고 믿는다. 많은 젊은 투자자들은 정소추가 누군지 모르거나 혹은 1992년 그가 출연한 ‘남자의 탐욕’을 시청한 적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요즘 젊은이들은 TV를 그다지 많이 보지 않는다. 넷플릭스나 ‘어벤져스: 엔드게임’ 같은 할리우드 영화를 보느라 바빠서다.

그렇다면 ‘사이코 형사2’ 역시 홍콩 증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증시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크다는 점도 이런 예측에 힘을 보탠다.

그래도 여전히 홍콩의 많은 나이 든 투자자들은 정소추가 TV에 다시 등장하자 주식을 팔고 있다. 그들은 항셍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정소추 때문이라며 그를 비난하는 경향이 강했다.

기자들이 정소추 본인에게 그가 이번에 드라마에 출연해서 증시가 하락할 거라고 보는지 묻자 그는 “이번엔 증시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한 자신은 배당 수익률이 높은 우량주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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