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에서 이륙하는 중국남방항공의 A380 여객기. (사진: 신화통신)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국남방항공의 A380기 조종사들이 관제탑에 비상 신호를 보냈다. 우박을 동반한 폭우를 만난 이 여객기의 조종석 유리창에 금이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종사들은 A380은 폭이 좁은 여객기와 달리 난기류를 쉽게 견딜 수 있어 당시와 같은 기상 악화에도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들은 우박과 폭풍우가 몰아치는 지역도 A380 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두 개 층의 객실로 이루어진 이 초대형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 직후 기체가 요동쳤고 승객들의 비명이 들렸다.

광저우에 본사를 둔 중국남방항공의 CZ3101편 A380기에는 약 300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이 비행기는 천진 인근 약 3810m 상공에서 폭우와 우박을 만났다. 조종사들은 관제탑에 긴급 신호를 보냈으나 결국 비행기를 안정적으로 조정해 착륙에 성공했다. 이날 기상 악화로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160편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했고, 그 이상의 비행기가 다른 지역에 착륙했다.

착륙 후 촬영된 비행기 사진에 박리된 페인트와 선수 부위 손상뿐 아니라 부서진 조종석 창문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손상된 선수 부위에는 기상 관측용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한 민간 항공 전문가는 중국 관영 중국신문사 기자에게 A380 조종석 창문은 보통 구조적으로 매우 단단한 여러 겹의 유리패널로 만들어져 창문 외부에 금이 가도 비행기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손상된 레이더 부품은 쉽게 교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불안정한 기상 여건에서 낮은 고도로 비행을 하면서 비행기를 조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연료 소모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A380은 베이징 공항 착륙이 어려우면 다른 착륙지를 찾을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우박 피해로 파손된 여객기 조종석 창문. (사진: 웨이보)
우박 피해를 입은 A380의 전면부. (사진: 웨이보)

그는 A380이나 보잉787, 보잉 777 같은 최신 기종은 이 갖춰져 있어 강한 바람과 심한 난기류를 피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기상 예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A380은 세계 최대의 여객기로 둥글둥글한 디자인과 크기 때문에 험악한 기상 여건에서도 순항이 가능하다.

중국남방항공 대변인은 숙련된 조종사가 매뉴얼을 충실히 따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비행기를 컨트롤할 수 있었다며 비행기는 창문과 레이더 시스템의 경미한 손상을 입었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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