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

중국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면 중국 증시의 상승 모멘텀은 유지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지금의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필자의 친구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CNBC에 출연시켜 “연방준비제도가 당장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해야 한다”고 말하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미국의 생산성, 특히 설비투자에 피해를 주고 있음을 의식하고 있다. 미국의 설비투자는 역사상 최대폭의 법인세율 인하(35% ->21%)에도 불구하고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누구나 아는 이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모를 리 없다.

스위스 연방은행(Union Bank of Switzerland)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27일 “미국의 급격하지만 일시적인 실질 성장세 둔화”를 경고하면서 “우리 관점에서 봤을 때 둔화의 주된 원인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제조업체의 공급망이 교란됐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은 투자를 미루고 있고, 결과적으로 비방위산업 관련 내구재인 근원 자본재(core capital goods)는 전년대비 감소했다. 당연히 벌어질 일이었다. 필자가 경고한 대로다.

도널드 대통령은 분명 중국이 무역전쟁의 초기 충격에서 벗어났음을 알고 있다. 작년에 그는 미국 증시 랠리를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중국보다 더 유리하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로 언급했다. 그런데 지금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서만 지금까지 33% 상승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보다 더 유리해졌다고 말하지는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TV에 출연하는 전문가들은 이제 중국 경제와 증시가 반등한 이상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 체결을 정말로 원할지를 묻고 있다.

필자는 작년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이 중국만큼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 주장은 옳았다. 미국 경제는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제는 오히려 그런 신호가 덜 등장하고 있다.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수출이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놀라운 결과이다. 중국의 수출은 전년대비로 2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중국 경제는 작년과 같은 6.5% 성장이 기대된다. 미국 경제가 최근 급격한 둔화 신호를 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는 대표적 근거는 중국이 예전만큼 수출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에는 수출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나 됐다. 하지만 이후로 이 비중은 꾸준히 줄면서 지금은 20%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은 2008~2009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부터 이미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 기여도를 늘리기 위해서 애써왔고,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만큼 무역전쟁을 끝내길 원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중국은 미국이 팔기를 원하는 걸 사줄 것이다. 중국은 또한 미국과 다른 외국 기업들에게 금융부문 등 일부를 개방하길 원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감시에도 동의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중국이 이렇게 나오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무역전쟁에서 후퇴하겠느냐 여부이다.

필자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그것이 그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무역전쟁으로 상당한 고통을 맛본 미국 경제에게도 이익이다.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고 싶다면 경쟁국을 맹공격하기보다는 자국 경제의 문제점부터 고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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