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아이스톡)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가장 큰 우려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물가가 하락하면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투자를 위축시킨다. 채무 상환 부담도 가중한다.

시장은 물가가 하락하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다소 낮은 상승률을 보이자 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이 10일 급락한 이유도 이런 판단 때문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는 3월 중 0.1%(연율 1.2%) 상승, 시장의 전망치 0.2%(연율 2.4%) 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미국 정부의 의류 가격 산정 방식 변경 탓이다. 시장은 이런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발표에 시장이 출렁인 이유는 연준의 기대 인플레이션 회복에 대한 집착과 연준의 행동에 대한 시장의 과민 반응 때문이다.

뉴욕 증시는 이날 물가연동국채 수익률 하락을 호재로 받아들이면서 강세를 보였다. S&P500 지수는 0.35% 상승했고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 지수도 소비재 중심으로 1.4% 상승했다.

연준은 낮은 기대 인플레에 반응해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면 저금리에 따른 경기 활성화로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다.

지난해 연말 기대인플레이션이 갑작스럽게 하락세로 돌아서자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도 완화적으로 전환됐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아래 차트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시장은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을 국채와 동일 만기 물가연동국채의 수익률 차이를 나타내는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 레이트(BEI: Breakeven Inflation Rate)로 판단한다. BEI는 보통 상품 가격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아래 차트가 보여주는 것처럼 상품 가격과 상품 가격에 대한 BEI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선의 기울기가 지난 연말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이후 BEI와 상품 가격이 동반 하락한 후 상품 가격은 반등했으나, BEI는 반등하지 못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필자는 저금리가 부채만 늘릴 뿐 경제적 이득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저금리에 따른 부채 증가가 S&P500 지수와 러셀2000 지수 상장사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이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도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뿐이다.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경제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의 다른 요인은 연준의 물가 측정 방식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3월 소비자물가 하락은 측정 방식의 변화 탓이다. 소비자물가는 주택 모기지 금리 하락에 따른 주택 시장 반등으로 연말로 가면서 상승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주택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저금리가 생산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률은 둔화하고 기업의 수익성도 다소 악화힐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과 아시아 시장이 미국 시장 보다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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