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

돼지의 해에 중국 돼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올해 최대 2억 마리의 돼지가 숨지거나 살처분되고, 돼지고기 가격은 무려 70%나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일본의 노무라 은행은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월 킬로그램당 18.5위안(약 3,140원)이었던 돼지고기 가격이 내년 1월이 되면 78% 오른 33위안(약 5,600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돼지농가들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때문에 돼지 사육 두수를 늘리려고 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공급이 늘어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전염성이 강하기로 소문난 돼지열병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자칫 사재기를 촉발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돼지열병과 관련한 공식 통계조차 모호하다.

지난주 중국 농업농촌개발부는 3월 중국의 돼지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21% 급감했음을 확인해줬다. 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업계 웹사이트인 수주닷컴(soozhu.com)의 선임 분석가인 펭 용휘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분기 돼지고기 생산량은 1분기 때와 비교해서 현저히 감소하고, 3분기가 되면 더 급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돼지 업계에 미칠 영향은 유엔식량농업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가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조명됐다. 보고서는 “중국의 돼지 업계뿐만 아니라 소규모 농가들과 가치사슬 내에 있는 다른 농가들의 생계에도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돼지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는 이상 돼지열병이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다만 감염 돼지의 치사율은 100%에 이르지만, 돼지독감과 독감과 달리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인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의 라보뱅크는 돼지열병으로 인해서 중국에서만 1억5,000만~2억 마리의 돼지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최소 18개 성이 감염되면서 20만 마리의 돼지가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빙산의 일각일 뿐으로 믿고 있다.

국가통계국(NBS) 발표에 따르면 올해 3월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동월대비로 5.1%가 속등했다.

중국에선 돼지고기가 주식인 만큼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년 행사를 준비하는 중국 정부 입장에선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 커지고 있는 불만을 예의 주시하는 한편, 돼지고기 수입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소비자들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의 절반을 소비한다. 따라서 중국의 돼지고기 부족이 미칠 영향은 상당할 수 있다.

로리 그린 TS롬바드 이코노미스트는 “관건은 중국의 아프리카 돼지열병 피해 정도가 정말로 어느 정도 되느냐 여부이다”면서 “실제로 중국 정부를 포함해서 그 누구도 그것을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돼지열병이 중국에서만 일어난 건 아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도 일어났고, 태국으로도 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돼지의 해가 위기의 해로 돌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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