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인 스페이스X가 2월 21일 플로리드 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화물 운송용 로켓인 팰컨 9호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 AFP)

달로 탐사차와 탑재물(payload)을 운반하는 건 고비용ㆍ고위험 사업이다.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는 더 그렇다. 하지만 일본의 우주벤처기업인 아스페이스(Ispace)가 이런 위험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회사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하카마다 다케시(Takeshi Hakamada)는 아이스페이스를 성공적인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적절한 계획 수립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Asia Times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과 2021년 첫 두 차례 우주 비행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수익은 고객 탑재물과 기업 제휴로부터 나올 것이다. 단, 지속 가능한 수요 부족 문제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다. 따라서 기존 시장을 노리기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케시 CEO가 말하는 ‘새로운 시장’은 검은 우주 공간이다. 그는 “우리는 단기적으로 수요가 상당히 늘어나다가 폭발적인 증가세로 이어질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주 비행의 상업화

1950년대부터 70년대 사이 펼쳐진 강대국의 우주 개발 경쟁만큼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현재 새로운 달 탐사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흐름은 정부가 아니라 민간단체와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비영리 민간단체인 스페이스일(SpaceIL)은 지난달 22일 세계 최초로 민간 달 탐사선 발사에 성공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에서 발사된 로켓은 석 달 후 달에 도달해 무인 달 탐사차를 착륙시킬 예정이다.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는 이미 여러 차례 상업용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로켓 재사용 기술을 개발했다. 보통 로켓은 1단 엔진이 어느 정도 연소하면 보조 추진체는 떨어져 나가 수명을 다하지만, 스페이스X의 보조 로켓은 역할을 다 하면 발사 기지로 돌아와 착륙한다. 한 번 쏘고 버리던 로켓을 비행기처럼 계속 쓸 수 있게 만들어, 경제적인 우주여행이 가능해지도록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항공우주 공학자인 존 호락(John Horack) 교수는 최근 NBC 뉴스에 출연해 스페이스일의 우주 탐사에 대해 “과거에 그런 시도는 없었다”며 “우리는 지구궤도를 벗어난 우주 탐사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모델을 목격하고 있다”며 흥분했다.

아이스페이스는 달 탐사로봇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7년 구글이 처음 개최한 달 탐사 경연대회인 GLXP(Goolge Lunar X Priz)에 참가한 유일한 일본팀의 이름이다. 당시 이름은 팀 하쿠토(Team Hakuto)였다.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GLXP 우승 상금을 타내기 위해선 달 표면에 무사히 탐사차를 착륙시킨 뒤 탐사차가 달 표면을 가로질러 이동하면서 실시간으로 동영상과 데이터를 지구로 보내게 해야 했다. 하지만 수상 팀이 나오지 않자 구글은 경연 기간을 몇 차례 연기한 끝에 결국 2018년 초에 경연을 취소시켰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내년 아스페이스는 일본 최초로 민간 달 표면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탐사선은 달 주위를 공전하며 지구로 데이터를 보내게 된다. 2021년으로 계획한 두 번째 탐사 때는 탐사차를 실은 탐사선을 달 표면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2022년에는 달 극지 수자원을 탐사하면서 지구와 달 사이의 운송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둔 7차례의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걸 목표로 잡고 있다.

관건은 수익 창출 모델

문제는 달 탐사를 통한 수익 창출 방법이다. 아이스페이스는 달 탑재물 수송, 데이터 수집과 판매, R&D 및 브랜드 제휴 기회라는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해서 돈을 벌 계획이다.

다케시 CEO는 “우리는 고객의 탑재물을 달 궤도나 표면으로 실어 나를 달 착륙선과 탐사차를 개발할 수 있다. 고객 탑재물은 발사 전 착륙선과 탐사차에 실린다. 지구 궤도에 오르면 착륙선은 추진력을 이용해 달 궤도로 이동한 뒤 달 표면에 착륙해서 탐사차를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탐사차는 달의 모습과 지형을 포착하도록 설계됐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수자원 탐사다. 달에 물이 존재하면 미래에 유인 전초기지를 건설하는 데 중요한 도움이 된다. 다케시 CEO는 “그런 자료를 달 탐사를 계획하는 고객에게 독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R&D 협력과 브랜드 마케팅 기회는 기대되는 또 다른 수익원이다. 다케시 CEO는 아이스페이스가 달에서 고객이 보유한 기술을 시험하고, 고객들에게 우주 탐사 명명권, 로고 배치권, 아이스페이스 활동과 관련한 독창적 콘텐츠 제작권 등 여러 가지 브랜드 마케팅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계획이 지나친 야심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아스페이스는 성공한 상업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2017년 말에는 9,020만 달러(1,015억 원)의 투자도 받았다. 스즈키자동차와 일본항공(JAL)이 주요 투자사들이다. 미쓰이 스미토모보험(MSI)도 투자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MSI는 아이스페이스와 손잡고 달 보험 서비스를 개발하려 하고 있다.

나고야에 본사를 둔 NGK 스파크 플러그도 아이스페이스에 투자하고 있다. NGK는 2021년 달에서 방전과 추운 날씨 등 악천후를 극복할 수 있는 신형 전고체 배터리(solid state battery) 기술을 시험하고 싶어 한다. 이 새로운 기술이 극도로 추운 온도에서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목표다.

일본은 다년간 우주여행에 관심을 보여 왔다. 사진은 2월 22일 사가미하라에 있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에서 한 프로젝트 매니저가 소행성에 착륙해 표본을 채취하는 탐사선 하야부사2호(Hayabusa2)의 임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 AFP/요미우리 신문)

그리고 작년 11월 아스스페이스는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새로운 ‘상업용달장비탑재서비스(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 CLPS)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NASA가 선정한 9개 미국 기업 중 하나인 드레이퍼(Draper)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드레이퍼는 이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NASA의 아폴로 달 착륙을 가능하게 했던 컴퓨터 안내 시스템을 만든 회사다.

향후 10년 동안 이 9개 미국 기업과 제휴사들에겐 26억 달러(2조 92,00억 원)에 달하는 계약 입찰 자격이 주어진다. CLPS 프로그램에는 달 표본을 채취해 지구로 갖고 올 상업용 탐사차에 실을 NASA 탑재물 운반 등 달 수송과 관련된 많은 일이 포함돼 있다.

브라이스 스페이스 앤 테크놀로지(Bryce Space and Technology)의 상업 공간 부문 수석 부사장 마이크 프렌치(Mike French)에 따르면 아스페이스는 드레이퍼와의 제휴로 NASA의 CLPS 프로그램 참여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됨으로써 상업적 잠재력이 크게 향상됐다.

프렌치 부사장은 “아이스페이스에게 CLPS 프로그램은 달 운송 서비스를 통해 단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중요한 수익원이 될 것”이라며 “아이스페이스는 외국 기업이라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었을 테니 드레이퍼와의 제휴가 특히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아이스페이스가 유료 고객을 유치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GLXP에서 같이 최종 후보에 올랐던 미국 기업인 문 익스프레스(Moon Express)와 인도 기업인 팀 인더스(Team Indus)도 공격적인 탐사 일정표를 발표한 상태다.

달에서 사업할 기회가 열린 이상 경쟁은 지속될 것이다. NASA의 협력사인 파라곤 우주개발사(Paragon Space Development Corp)의 공동창업자 그랜트 앤더슨(Grant Anderson)은 “상용 기술을 갖고서 달을 탐사하면 수익 창출의 문이 열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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