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아이스톡

미·중 무역협상이 속개된 가운데 뉴욕증시가 19일(현지 시각) 상승 마감했다. 미국 내 16개 주(州)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호실적을 낸 월마트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전장보다 8.07포인트(0.03%) 오른 2만5891.32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4.16포인트(0.15%) 상승한 2779.76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14.36포인트(0.19%) 오른 7486.77에 장을 마감했다.

증시가 상승 마감했지만,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의 동반 부진이 얼마 동안 이어질지, 그리고 ‘도비시’하게 변한 연방준비제도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어떤 조치에 나설지에 대한 계산으로 투자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지난주 12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1.2% 감소하자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9월 0.2% 줄었던 소매판매는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다 석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3% 증가했지만, 쇼핑 열기가 뜨거운 성탄절 연휴와 맞물린 연말 대목에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감소하자 예상 밖의 결과란 평가가 많았다.

다만 미국 경제를 여전히 낙관하는 사람들은 월마트의 호실적에서 위안을 찾으면서 향후 소매판매 반등에 기대를 걸었다. 월마트는 4분기 주당순이익(ESP)과 매출이 모두 시장 전망치인 1.33달러와 1,387만 달러보다 많은 1.41달러와 1,388만 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내 동일매장매출 역시 3.2% 증가했으리란 전망치보다 높은 4.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월마트의 호실적에 소매주 지수는 3% 이상 상승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인지의 여부를 떠나, 소매판매 지표만 나빠진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고용 시장도 미국의 경제 환경이 과거보다 크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취업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상장기업들의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게 문제다. 지난해 미국에서 200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으나, 상장기업 고용만 보면 약 10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소규모 기업들 일자리만 300만 개 늘어났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신규 일자리는 레저와 엔터테인먼트, 건강, 교육 서비스, 비즈니스 서비스 등 주로 대기업들의 하청을 받는 소규모 기업들의 전문 활동 분야에서 생겨났다. 건설과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 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처럼 소규모 기업들이 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었던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한 감세와 규제 완화, 적자 재정을 통한 지출 확대 등의 정책적 영향이 컸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대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지지부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소규모 기업들이 만든 새로운 일자리는 대부분 임금이 낮고, 복지혜택도 적고, 안정성도 떨어지는 게 문제다. 일자리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데 반해 소매판매가 부진한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가능하다.

1월 말 민간 경제분석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26.6에서 120.2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이 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고용추세지수(ETI) 역시 109.56으로 전월 대비 다시 하락, 계속해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어도 미국 소비자들은 향후 고용시장 전망을 밝게 보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콘퍼런스보드 조사에선 소득이 더 늘어나거나 향후 6개월 뒤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 소비자 비율도 급감했다.

소매판매와 소비자 심리, 고용 시장 등의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미국 경제는 깜짝 놀랄 만큼의 강력한 성장보다는 약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증시의 변동성도 낮아질 전망이다.

저성장과 저변동 분위기가 확산되면 투자자들은 증시 같은 고위험 자산 투자를 기피할 수 있다. 증시 전망을 아주 좋게 볼 수 없는 이유다.

대기업들이 줄어든 일자리를 상쇄할 만큼 충분히 생산성을 제고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럴 경우 그들의 매출 증가세도 둔화될 수 있다. 따라서 증시보다는 기업 대출과 리츠(REITs·부동산 투자 전문뮤추얼펀드) 등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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