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

주요 투자은행이 일제히 부정적인 경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세계 경제는 모든 분야에서 상당한 둔화 흐름을 보였고 유럽과 일본은 경기 침체에 빠졌거나 침체 근접해 있다. 다만 중국의 경우 1월 신용 증가와 위안화 환율 안정으로 급격한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 중 유일하게 세계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미국의 민간 소비가 빠르게 위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근로자의 임금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지난 20년간 이어진 낮은 임금 상승에 대한 보답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위험자산의 가격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 이런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중국의 부채 문제와 급격한 경기 둔화에 대한 서방 세계의 경고가 있었으나,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미국의 민간 소비다. 미국의 가계는 금융위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계 신용은 건전한 수준을 보이나, 이는 신용등급이 높지 않으면 대출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월가의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S&P 500지수 상장사의 주당순이익과 영업이익률이 1분기에 감소하고 올해 후반기에나 회복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미국의 가계가 지출을 줄인다면 증시에는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세계 경기 둔화를 보여주는 가장 설득력 있는 지표는 이미 언급했던 지난해 12월 교역량 감소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자본재 주문이 급격하게 감소 하며 교역 감소로 이어졌다. 주요 자본재 수출국인 한국과 일본이 다른 나라보다 큰 피해를 입었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된다면 시차를 두고 세계 경제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 교역 규모와 자본투자가 줄어든 가운데 소비가 유일하게 성장을 견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12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가 예상을 깨고 큰 폭으로 감소한 것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 21일 나온 전미부동산협회(NAR)의 신규 주택 판매 감소 발표도 마찬가지다. 모기지 금리 하락 후에 주택 판매가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뉴욕 증시는 26일 오전장에서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으나, 미시간 대학의 예상치 못한 소비심리지수 호조 발표가 나오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지표는 소비자들의 미래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래 차트를 보면 소비심리지수는 종종 소매판매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설문 조사에 응하는 소비자들이 언제나 정직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소매판매 부진은 BOA(Bank of America)의 신용카드 결제 지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이 지표는 1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소비자 신용에 대한 규제 강화와 주택이나 자동차 판매 부진 때문이었다. 미국 가계의 가처분 소득대비 채무 원리금 상환액은 통계 작성 후 최저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상당수의 가계가 대출을 받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카드사 금리는 사상 최고 수준이고 은행의 신용카드 폐기 건수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와 중소상인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은행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홈디포 같은 일부 주요 유통업체는 지난해 4분기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민간 소비 부진을 염두에 두어야 할 시점이다.

미국 증시는 당분간 횡보세를 보일 전망이다. 따라서 주식보다는 회사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VVIX 지수로 알려진 CBOE(Chicago Board Options Exchange) VIX지수는 S&P 500 지수의 변동성을 알려준다. S&P 500 VIX 지수와 VVIX지수는 보통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드물게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때가 있다. 지금은 VVIX가 VIX보다 싸다. 이처럼 현재 주가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VIX 선물 연계 옵션이 외가격옵션 상태가 되면서 낮은 비용의 회사채 투자 헤지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채권시장이 붕괴되면 변동성이 커져 VIX 지수가 상승해 내가격옵션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옵션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회사채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보험 성격의 VIX 옵션 투자를 고려할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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