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아무리 중앙은행이 강력한 양적 완화조치를 취하더라도 쉽게 극복할 수 없는 디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필자는 연준이 현지시간 19~20일 양일간 열리는 공개시장회의(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미국 증시는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이 결코 바라지 않는 일이다. 세계 경제의 재화 부문은 이미 침체에 빠졌다. JP모간의 글로벌 구매 관리자 지수는 마이너스 영역으로 들어갔고, 세계 무역은 해마다 위축되고 있다. 주 후반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선진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반드시 무역전쟁 종전을 약속해야만 하는 이유는 단연 디플레이션 위험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과 통화해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일본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확대 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세계 교역량이 줄어들고, 제조업 부문이 위축되면서 에너지에서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수요에 민감한 제품들의 가격이 무너져내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됐다. 증시에서도 당연히 디플레이션에 민감한 섹터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필자는 2018년 11월부터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해 경고하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에 디플레이션보다 나쁜 건 없다. 물가 하락은 기업 실적을 악화시킨다. 디플레이션은 특히 채무자에게 불리하다. 실질 채무 상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순해외자산이 마이너스(-) 10조 달러인 세계 최대 순채무국이다. 중국의 순해외자산은 3조 7,000억 달러다. 석유나 메모리 반도체 등 특정 상품의 디플레이션만이 문제가 아니다. 향후 물가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엇보다 문제인데, 이런 기대감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유럽은 미국보다도 사정이 더 안 좋다. 2018년 11월 1.3%에서 독일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현재 0.7%로 떨어졌다. 미국보다 수출 의존도가 심하고, 세계 자본지출 감소에 따른 피해를 더 받기 때문에 독일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주식 투자자는 필자가 누차 조언한 대로 무역전쟁의 직접적 피해를 받고 있는 반도체를 멀리하고, 소비재와 유틸리티와 부동산 투자신탁 등 채권처럼 안정적인 종목에 투자하는 게 맞다. 실제로 이런 종목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시장 평균 수익률을 상회했다. (데이빗 P 골드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