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플라스틱에서 나온 온실가스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나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공 부문 배출량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다. 세계에서 이 이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는 4곳밖에 없다.
플라스틱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1950년에 비해 190배 더 많은 연간 3억 8,000만 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플라스틱 수요가 지금처럼 연 4%씩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2050년까지 플라스틱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에 이를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하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의 99% 이상이 석유화학제품, 즉 통상 석유와 천연가스로 제조된다. 이러한 원료는 제조자에게 전달되기 전에 에틸렌, 프로필렌, 부틴 등 플라스틱의 기본 구성요소를 만드는 정제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플라스틱 유기화합물인 레진의 생산과 수송에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 다시 말해 연료가 필요하다. 온실가스는 정제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석유화학제품에서 나오는 큰 탄화수소를 플라스틱 제조에 적합한 작은 탄화수소로 ‘분해’(cracking)하는 도중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방출된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플라스틱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1%가 레진 생산과 운송 단계에서 나온다.
제품 제조 단계에서 온실가스가 추가로 30% 배출된다. 이러한 온실가스 상당량은 플라스틱 원재료를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병, 쓰레기봉투, 자전거 헬멧으로 전환하는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에서 나온다. 나머지는 화학 및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품(plastic foam, 작은 기포가 내부 전체에 분산되어 있는 플라스틱)을 생산하려면 특히 강력한 온실가스인 HFC를 쓴다.
남은 탄소발자국은 플라스틱을 버릴 때 발생한다. 소각하면 플라스틱에 저장된 모든 탄소가 대기 중으로 나온다. 이때 다이옥신, 퓨란, 수은, 폴리염소화바이페닐 등 유독하고 인체에 유해한 대기오염물질이 따라서 나온다.
플라스틱이 분해되려면 수 세기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쓰레기 매립지에 쌓인 플라스틱 폐기물은 이론상 온실가스 배출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매립지 쓰레기의 최대 40%가 야외에서 연소되면서 탄소 배출량이 급증한다.
플라스틱을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기후 파괴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고맙게도,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해결책이 비록 느리지만 이미 가동 중이다. 위 연구는 무탄소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51%나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화석 연료 사용을 빠르게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그러나 현재 긴급하게 요구되는 전 세계 탈탄소화(decarbonization) 외에 탄소 기반 플라스틱 수요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활용률 제고가 효과적이면서도 간단한 방법이다.
최상위 품질의 플라스틱은 여러 번 재활용이 가능하다. 사실상 모든 플라스틱이 어느 정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2015년 기준으로 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18%에 불과하다. 각각의 재활용 과정에 소량의 새로운 플라스틱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함으로써 그것의 수명 주기를 크게 늘릴 수 있다.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무, 옥수수 전분, 사탕수수처럼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생분해성 원료로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총 플라스틱 생산량의 1% 미만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플라스틱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 위해선 방대한 농경지가 필요하다.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의 농경지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우리는 플라스틱 수요를 줄여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수요의 연간 증가율을 4%에서 2%로 낮추기만 해도 2050년 플라스틱 온실가스 배출량을 60% 줄일 수 있다. 플라스틱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널리 쓰인 게 비교적 최근 일어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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